“언론이 선거 개입”…트럼프, 언론에 잇따라 소송 [월드 이슈] / KBS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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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잇따라 언론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언론이 일종의 선거 개입을 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아이오와주의 지역 유력지와의 소송을 시작했죠? 여론조사에 오류가 있었다는 건데요?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아이오와주의 유력지인 디모인 레지스터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매체는 대선 직전 아이오와에서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47% 지지율로 트럼프 당선인에 역전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앤 셀저/여론조사 전문가 : "저도 누구보다 더 놀랐습니다. 선거 전 마지막 여론 조사에서 카멀라 해리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47 대 44로 이겼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여론조사를 수행한 앤 셀저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대선 결과 아이오와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13%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크게 이겼는데요.

30여 년간 여론조사 업무를 해 온 앤 셀저는 이번 예측 실패로 논란에 휘말린 뒤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오류로 드러난 여론조사 결과에 의도가 개입됐다면서 언론이 일종의 선거 개입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소장에서 트럼프 측은 소비자를 상대로 사기 행위를 금지한 아이오와주의 법 조문을 인용했는데요.

잘못된 조사 결과 때문에 유권자들도 속았고, 해당 지역에 선거 자금을 더 투입하게 됐다며 배상을 요구한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당선인 : "이 밖에도 몇 가지 다른 소송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 소송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무감이 있어서 하는 것입니다."]

[앵커]

대선 직전에는 해리스 전 부통령과 인터뷰를 한 CBS를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했어요?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주요 방송사인 CBS뉴스를 상대로 1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4조 원이 넘는 규모의 소송을 대선 직전에 제기했습니다.

경쟁자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과의 인터뷰를 문제 삼았는데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당선인 : "CBS의 '60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입니다. 카멀라의 끔찍한 정신 나간 대답을 그들이 편집해서 지웠어요. 그리고 카멀라가 나중에 한 다른 말을 대신 넣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CBS가 인터뷰 내용을 원래 인터뷰 내용과는 다르게 편집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해리스가 명쾌하게 대답한 것처럼 보이도록 하고, 트럼프 측에는 불리하도록 방송사가 해리스의 답변을 바꿔 넣었다면서 이 역시 소비자를 상대로 한 사기행위라는 입장입니다.

[앵커]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당한 ABC는 백기 투항을 했죠?

소송에서 이길 확률도 높았는데, 왜 그런거죠?

[기자]

미국의 지상파 방송사인 ABC는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는데요.

ABC는 소송을 종결하는 조건으로 천5백만 달러, 우리 돈으로 219억 원에 달하는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ABC 앵커는 28년 전 트럼프 당선인의 성추행 혐의 사건을 '강간'으로 표현했는데,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BC가 소송에 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았는데 이렇게 거액을 주고 합의한 데 대한 의문이 많이 제기됐습니다.

방송 사업자 재승인 등 연방 정부의 주요 결정을 앞에 두고 있는 ABC로서는 회사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분석과, 모회사인 디즈니의 경영을 위해서 합의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의 이 같은 언론 소송은 그동안 주요 언론사들이 과도하게 민주당 편을 들었다고 생각하는 지지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앵커]

트럼프는 본인에게 우호적인 언론인들은 장관으로 발탁하기도 했는데, 이 같은 행보에 우려가 나오고 있어요?

[기자]

미국의 많은 주류 언론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보여 온 것은 사실인데요.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이 같은 거액의 소송이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법원에서는 언론사의 실질적인 악의가 있었다는 점을 소송을 제기한 측이 입증해야 하는데 트럼프 당선인 측이 이를 입증하기는 쉽지는 않은 상황인데요.

따라서, 언론사들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트럼프 당선인 측의 승소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액의 소송을 당할 경우 판결에서의 승패와 상관없이 해당 언론사는 강한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요.

결국 자기 검열이 강화되면서 보도 내용이 위축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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