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클래식 기타는 내 운명”…탈북 연주자의 꿈 / KBS 2022.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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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북한 클래식의 변천사와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연주자들을 살펴봤는데요. 이어서 이번 통일로 미래로에서는 탈북민 클래식 기타리스트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네, 11년 전에 한국에 와서 지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기타리스트 유은지 씨입니다. 이하영 리포터, 유은지씨가 하는 버스킹, 길거리 공연에 다녀오셨죠?

[답변]

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은지씨가 파주 임진각에서 공연을 했는데요.

멋진 연주를 듣는 것 자체는 즐거웠는데, 고향 땅을 지척에 두고 하는 연주라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랬겠네요, 그런데 유은지씨가 북한에서 어떻게 클래식 기타를 배우게 됐는지, 그런 것도 궁금해요.

[답변]

네, 아버지 영향으로 처음 기타를 접하게 됐다는데요.

탈북을 결심하고 실행하고, 한예종에 입학하고, 또 미래를 꿈꾸는 이 모든 것의 근간은 바로 기타라고 합니다.

탈북 기타리스트, 유은지 씨 이야기, 지금 함께 만나 보실까요?

[리포트]

군사분계선에서 7킬로미터 남쪽에 위치한 임진각.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 아름다운 기타 선율이 울려 퍼집니다.

추석을 앞두고 탈북민 기타리스트, 유은지 씨의 버스킹 공연이 열린 건데요.

["(안녕하세요, 여기서 뭐 하고 계신 거예요?) 추석도 다가오고 그래서 북한이랑 좀 가까운 곳에 와서 연주를 하고 싶어서 여기에 와서 연주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서른다섯.

북녘 땅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지 벌써 11년이 지났지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여전합니다.

[오상식/39세/부산광역시 강서구 : "고향에서 다 헤어져서 이렇게 혼자 남한에서 산다는 게 힘들고 어려울 텐데, 그래도 이렇게 꿋꿋하게 생활하시는 거 보면 참 대단하고 많이 고향 땅도 그리울 거고 부모님도 참 보고 싶을 텐데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금방이라도 고향에 닿을 것 같은 아쉬움과 소망이 교차하는 이곳에서 망원경으로 본 북한은 금단의 땅인데요.

["(저기로 쭉 가면 북한 땅인가 봐요.) 그러게요. 뛰어가고 싶네요."]

고향을 떠나온 지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곳에 남아있는 가족을 생각하면 애틋하고 그리운데요.

특히 명절을 앞두고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더 커진다고 합니다.

임진각에서 홀로 연주하던 은지 씨에겐 과연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은지 씨의 고향은 함경남도 함흥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기타를 처음 배우게 됐습니다.

기차역에서 여군의 기타 연주에 감명을 받은 아버지는, 어린 은지 씨를 자전거 뒷좌석에 싣고 매일같이 기타 선생님에게 데려갔다는데요.

[유은지/탈북 기타리스트 : "뭐라도 해야 한다. 재능이 있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가전제품 다 팔아가면서. 저희 집에는 그 흔한 TV도 없었어요, 당시에. 그 돈이 다 레슨비로 들어갔었으니까."]

부유하진 않았지만, 인맥을 통해 꽤 높은 수준의 음악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유은지/탈북 기타리스트 : "아버지 친구 분의 친구 분이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클래식 기타를 전공하고 오신 선생님이 계셨어요. 중학교 내내 배웠었으니까 6년 이상, 6~7년 정도 배웠던 것 같아요. (그분에게) 네."]

해외 유학을 한 스승 덕분에 클래식 기타의 세계에 눈을 떴지만, 한편으론 체제 선전 위주의 북한 음악에 한계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한국 드라마를 좋아했던 아버지가 보위부의 감시에 걸려 끌려가면서 집안은 위기에 처했습니다.

[유은지/탈북 기타리스트 : "그 이후에 저희 집안이 아주 이제 내리막길을, 풍비박산이 나고 엄청난 벌금형이 내려지고 그래서 좀 힘들어졌었어요, 저희 집안이."]

아버지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접하고 한국 음악을 동경했던 은지 씨는 가족과 상의 끝에 탈북을 결심했는데요.

[유은지/탈북 기타리스트 : "제가 즐겨 봤던 게 천국의 계단, 가을동화, 유리 구두 이런 거였던 것 같아요. OST나 이런 거 나오면 정말, 또 음악 하는 사람이어서 와, 어떻게 이런 곡을 쓸 수가 있지 이런 생각도 하고."]

이후, 홀로 남한 땅을 밟은 은지 씨는 전문예술인을 키우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입학을 최우선 목표로 세웠습니다.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모아 레슨비를 충당하고,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 뒤 3번 만에 합격의 기쁨을 누렸는데요.

[유은지/탈북 기타리스트 : "죽을 뻔 했죠. 역류성 식도염이라든지, 알 수 없는 두통, 그리고 허리 저희는 장시간 이렇게 앉아서 한 자리에서 연습하다보면 되게 신체적인 어떤 통증들이 많아요."]

실력 있는 기타리스트로 인정받으며 조금씩 인지도를 높여가는 은지 씨, 지금은 후배의 좋은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이호진/한예종 기악과 3학년 : "원래 음악 하는 게 되게 힘들잖아요. 돈도 많이 들고. 근데 언니가 혼자 와서 이렇게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었어요."]

어느덧 4학년 2학기, 졸업 연주만 남겨두고 있다는 은지 씨.

그녀에게 클래식 기타는 평생을 함께해왔고 삶을 지탱해주는 운명과도 같습니다.

추석을 앞둔 공연에선 이 노래가 빠질 수 없는데요.

멜로디만 들어도 어린 시절의 추억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고향의 봄’.

북녘땅 가까운 곳에서 탈북 기타리스트의 연주로 들으니, 관객들은 감회가 새롭습니다.

[안토니오/이탈리아 : "그녀의 기타 연주는 슬프게 들리고, 매우 느린 박자와 뭉클함이 인상적입니다."]

[서혜성/70대/경기도 고양시 : "저는 바라만 봐도, 부모가 저쪽에 있는 건 아니지만 마음이 슬프고 아픈데 저런 젊은이가 그 부모를 떠나서 온 것이 그 음악을 통해서 너무 애절하게 생각이 들고."]

고향을 먼발치에서 바라만 봐야 하는 은지 씨, 명절이 아프진 않을까요?

[유은지/탈북 기타리스트 : "추석이나 설날에 특히 가족들이 많이 보고 싶은 생각이 더 들기 때문에 일부러 아닌 척,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친구들 만나면서 그렇게 보내고 있어요."]

은지 씨는 그리움이 사무칠수록 클래식 기타 연주에 더욱 매진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고 싶고, 특히 통일이 되면 북녘 사람들이 못 듣던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꿈을 오늘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해 보는데요.

[유은지/탈북 기타리스트 : "굉장히 힘든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또 이겨내면서 이렇게 연주자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특히 더 그런 힘드신 분들이나 이런 분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주자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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