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는 것은🌙봄이 피는 연못가 ASMR (벌 소리 주의!) /낮잠 새소리 앰비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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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하나였나? 어쩜 서른 셋 즈음이었을지도 몰라. 서른이 넘으면서부턴 나이를 세는 일을 잊어버리기 시작했거든. 아무튼 그 즈음이었을 거야. 계절이 주는 경이로움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 나는 본래 계절이 시작되는 냄새에 민감하긴 했어. 그래서 말야, 잠에서 깨자마자 창문을 열고 콧구멍부터 벌름대곤 했다구. 지금쯤 겨울이 왔으려나? 장맛비가 시작되나? 뜨거운 여름의 아스팔트 냄새가 나는가? 하고 말이지! 그리고 어떤 계절이 또다시 시작되는 것을 느끼면 곧 감탄으로 이어졌어. 아, 결국 왔구나! 하고. 박수가 절로 나올 지경이었지. 늘 반복되지만 매번 새로운 것이 있다면 그게 바로 계절이었어. 그리고 그날, 기쁨과 탄성이 경이로 탈바꿈하던 날은 아마 영영 잊을 수 없을 거야.

여느 아침처럼 창문을 열었어. 지난 새벽에 봄비가 살살거렸는지 공기가 말갛고 나뭇결은 짙었지. 그리고 새싹이 돋거나 벌써 꽃망울이 터진 나무들이 보였어. 일벌과 작은 새가 뒤엉켜 날아갔는데, 그때 나는 소스라치듯 놀란 거야. 이곳은 행성이구나! 나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어. 끝을 알 수 없는 봄의 하늘이 연한 미소를 띠고 있었는데, 나는 그곳이 우주라는 것을 온 몸으로 볼 수 있었지. 봄이 온 것이 아니었어. 나의 행성이 기적을 일으키고 있었던 거야. 기적처럼 탄생한 행성 위에서 매 계절마다 기적이 일어나고 있었어! 벅차오르는 마음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동동거렸어. 그리고 내가 무엇을 했는지 아니? 나는 창문을 닫았어. 그리고 평소처럼 커피를 내린 다음, 아침밥을 먹었어. 가볍게 청소를 하고 샤워를 했지. 그리고 나는 나의 일상을 경이라, 기적이라 부르기로 했어! 정말 정말 멋진 일이야.


- 화창하고 깨끗한 봄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연못에서 새들이 깃털을 털며 목욕하는 소리, 가끔 벌이 지나가는 소리, 달큰한 꽃향기를 품은 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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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0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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