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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프랑스는 독일의 침공으로 다시 한번 국토가 불바다가 된다. 결과적으로 독일의 맹공에 프랑스 주력은 와해가 되면서 프랑스는 독일에게 항복하는 조건으로 중립을 표방하는, 독일의 괴뢰정부인 비시 프랑스 정부가 수립되게 된다. 하지만 독일의 무력 굴복을 인정하지 않은 샤를드골 및 정부요원들은 영국으로 피신해 망명정부를 세워, 끈질기게 독일에게 저항한다. 결국 이들의 결실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맺어지게 되었고, 독일의 패망과 프랑스 제4 공화정을 수립하게 된다.
이처럼 2차대전기간 내에 프랑스는 다사다난한 일을 겪었고, 위기를 극복하면서 다시금 세계의 중심국가로 우뚝서게 된것이다. 그런데, 2차대전기 프랑스 운명과 거의 유사한 함생을 가진 전함이 있었다.
오늘 이야기 할 네이비썰은, 아군에서 적으로, 그리고 다시 아군으로. 리슐리외급 전함이다.
1870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이후 프랑스 해군 내에서는 청년학파들이 주류가 된다. 청년학파란, 당시에 최신형 무기인, 자주어뢰를 주력으로 사용하면서 거함거포 위주의 해군이 아닌, 어뢰정과 프리깃 위주의 연안 방어와 통상파괴 위주의 해군을 양성하자는 교리를 가진 군사 교리 학파이다. 이후 30년동안 프랑스는 청년학파의 영향으로 어뢰정만 190척을 가지게 되는 연안함대를 육성하였다. 하지만 이런 연안함대는 원양에서 작전을 수행하는데 제약이 심했고, 식민지와 교역을 하기 위한 해상수송로를 방어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거기에 결정타로, 영국에서는 속사포를 탑재해, 어뢰정들을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구축함이라는 함종이 등장하게 되면서, 청년학파들의 주장은 점점 힘을 잃게되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앨프리드 세이어 머핸의 해양력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서적을 출판해 청년학파들은 1900년 사리지게 된다. 다시 거함거포주의로 돌아오게 된 프랑스는 청년학파의 영향으로 영국, 이탈리아, 독일에 비해 건함 경쟁에서 뒤늦은 상황이었다.이에, 프랑스는 타국을 따라가기 위해 부단하 노력하기 시작한다. 당통급 전함을 시작으로 쿠르베급, 브르타뉴급, 덩케르급까지 건조하면서 다른 열강들의 해군 전력을 견제할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거함거포의 정점이었던 1930년, 16인치급 주포를 장착한 전함들이 나타나면서 기존에 덩케르크급만으로는 대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결국 프랑스는 덩케르크급을 확대 재설계한, 리슐리외급을 1935년 초도함 리슐리외를 건조하기 시작한다.
리슐리외급에 기본적인 제원은
만재배수량 4만 8천 5백톤
전장 247.8미터
폭 33미터
속력 15만 마력, 30노트
무장 380미리 4연장 2기, 152미리 3연장포 3기, 100미리 연장양용포 6기
장갑 측면 최대 330미리, 포탑 최대 430미리, 사령탑 350미리이다.
리슐리외급의 가장 큰 특징은 전방 집중형 포탑구조이다. 기존 전함들의 구조는 1,2번포탑은 선수, 3번포탑은 후방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리슐리외는 포탑을 모두 전방에 배치하는 기존 전함과는 다소 다른 방식의 설계를한다. 하지만 이런 전방 집중형 포탑구조는 몇가지 장점이 있다.
전방집중형 구조의 특징은 주포를 집중적으로 배치함으로써 탄약고를 한곳에 모을 수 있다는거다. 탄약고는 군함에서 보호해야하는 부위 중 하나인데 주포를 한곳으로 모으게 되면, 보호해야한 탄약고 구획 면적을 줄일 수 있다. 보호해야할 구획이 줄어든 만큼, 장갑 또한 덜 사용해도 되었기 때문에, 전함으로써 방어력은 유지하면서 경량화를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리슐리외급은 4연장 포탑 2기로 총 8문의 380미리 주포를 가지고 있다. 406미리 8문을 사용하는 나가토급의 경우 2연장장 포탑4기나 탑재해야했다. 앞서 말했듯이 리슐리외급의 설계는 피탄면적을 최소화 하는게 가능하기 때문에, 나가토에 비해 훨씬 더 적은 피탄면적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주포는 다른 전함과 달리 장전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이 자동화되었다고 한다. 보조로만 일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승무원들의 피로를 최소화 할 수 있었으며, 주포를 장전할때마다 포신을 장전각으로 정렬할 필요없는 자유각 장전방식을 채용했기 때문에 장전속도도 분당 2.2발로 동시대 전함들보다 더 빠른 연사속도를 가졌다.
부포는 모두 후방에 배치되있어, 그 위치가 특이한데, 이는 앞서 설명한 전방 집중형 포탑구조 때문에 필연적으로 남는 후방에 배치한것이다. 후방에는 152미리 3연장포를 5기 탑재했으며, 후방에 3기 함 중앙부2기를 탑재했다. 이후1941년, 함재기 공습으로 대공사격이 중요해지면서, 함 중앙에 있는 부포를 탈거하고, 100미리 연장포 6기를 장착했다.
기동성은 어땠을까? 리슐리외급은 처음 계획할때 부터, 15만 마력으로 30노트를 낼 수 있도록 설계를 했다. 이 속도를 내기 위해 리슐리외급의 함수 구조는 크게 경사진 클리퍼바우를 채택해, 능파성을 향상 시켰다.
기관부는 중유를 사용하는 보일러 6기와 4기의 샤프트에 연결된 4축 프로펠러를 장착하고 있었는데, 보일러의 경우 얼마나 고온 고압의 증기압력 낼 수 있냐에 따라, 고효율이 된다. 리슐리외급은 섭씨 350도에 증기압력을 30kgf/㎠ 낼 수 있었에, 15만 마력의 출력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덤으로 전방 집중형 포탑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다른 전함보다 경량화 되어있는 점도 30노트를 낼 수 있는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여기까지 보면 리슐리외급은 다른 열강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전함이었으며, 리슐리외급의 등장으로 이탈리아와 영국또한 프랑스 해군을 견제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리슐리외급 또한 사람이 만든 기계이기 때문에 단점은 존재했다.
리슐리외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4연장 포탑이다. 사실 4연장 포탑을 탑재한 전함은 전세계에서 킹조지 5세급과 리슐리외 밖에 없는데, 이유는 바로, 구조적인 복잡성 때문이다. 대구경 함포는 엄청난 폭음과 진동을 유발하며, 따라서 포신과 포탑은 이 충격을 안정적으로 흡수할 수 있어야한다. 하지만 1개의 포탑에 많은 주포를 넣으면, 충격을 안정적으로 흡수해주기 힘들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고장이 생길 확률이 매우 커진다. 실제로 킹조지 5세급의 경우 비스마르크 추격전에서 4연장 포탑이 모두 고장을 일으켜 불과 2문의 14인치 포만으로 불합리한 교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프랑스 해군 또한 다연장 포탑의 단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신뢰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연장포 두기를 거리를 두고 횡으로 탑재하는 방식으로 설계하고 좌,우로 나누는 격벽을 설치해, 독립적인 운용을 가능하게 했지만, 구조적인 한계는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거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리슐리외는 4연장 포탑 2기를 탑재한 전함이다. 만약에 적 전함과의 교전으로 포탑이 고장나 회전이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4개의 주포가 한꺼번에 사용이 불가능하게 된다. 리슐리외는 태생적으로 포탑 고장하나만으로 화력에 절반이나 사용할 수 없는 취약점을 안고 있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실전에서도 들어나는데, 횃불작전시 카사블랑카에서 장바르와 메사츄세츠가 교전을 할때 메사츄세츠의 16인치 포탄이 장바르의 바벳에 명중해, 그 충격으로 포탑의 회전기구가 고장나자 장바르는 완전히 무력화가 되고 만다.
단점으로 전방 집중형 포탑구조도 빼먹을 수 없다 전방에 집중이 되어있다는것은 후방은 사각이 생긴다는것이며, 만약 중순양함 이상에 적이 후방에서 나타난다면 리슐리외급은 152미리 부포로 이들과 상대해야하므로 화력에서 열세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이 단점은 함대를 구성함으로써 동료 군함들이 막아주는걸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프랑스 해군은 건함 경쟁에서 뒤쳐져있는 상황이었고, 제대로 도와줄 보조함들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 단점을 해결할 수가 없었다.
주포탄 또한 문제였다. 1940년 9월에 다카르 해전에서 최대사거리로 주포를 발사했는데 2번 주포탑 우측에 달린 7번과 8번 주포가 유폭하는 사태를 겪는다. 이는 주포탄의 설계 결함때문이었다. 당시 프랑스는 화생방전용 독가스를 적함에 날리기 위해 포탄 내부에 화학탄두를 적재할 빈공간이 있었으며, 이 공간은 화생방전을 하지 않을 경우, 그냥 빈공간으로 남겨놓았다. 문제는, 최대 사거리로 사격할때, 포탄이 발사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빈공간이 일그러지면서 포탄에 균열이 발생해, 내부 작약이 폭발해버리고 만것, 이런 문제 때문에 리슐리외는 화학탄두용 빈공간을 시멘트로 매워버렸다고 한다
리슐리외급은 2차대전이 시작된 1939년에 미완성된 상태였다. 그리고 1940년 독일의 프랑스 침공으로 리슐리외급은 비시프랑스 정부 소속의 군함이 되었었다. 이후 자유프랑스군과 영국군이 프랑스 식민지인 세네갈, 다카르를 공격하러 왔을때 이들을 상대로 교전을 해, 상륙부대를 막아내 세네갈을 방어하는 전과를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전투 이후 수리 및 보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후 연합군이 횃불작전으로 북아프리카에 상륙하면서 아프리카에 있던 리슐리외는 미군의 통제하에 들어오게 된다. 연합군으로써 다시 활동하게 된 리슐리외는 수리를 포함, 대공포 증설등과 같은 업그레이드를 진행하였는데, 이때 리슐리외의 예비부품은 모두 장바르에서 보충했다고 한다.
장바르 또한, 비시프랑스 소속으로 북아프리카의 카사블랑카에서 항구를 지키고 있었다. 이후 연합군의 횃불작전으로, 카사블랑카가 함락되면서 장바르는 미완성인 선체를 지닌채, 리슐리외의 예비부품 조달용으로 사용되는 비운의 전함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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