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N뉴스] 한ㆍ일 불상 '소유권 분쟁' 日 사찰 대응 나서

〔앵커〕

10년 전 절도범에 의해 국내로 들어오기 전까지 부석사 금동관음상을 보관했던 일본사찰 간논지가 불상 인도 소송 항소심 준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심 재판부는 원 소유주인 부석사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간논지의 재판 참여로 항소심에서 결과가 바뀔지 각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윤호섭 기자입니다.
---------------------------------
〔리포트〕

2012년 절도범에 의해 일본에서 국내로 들어온 고려시대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

원 소유주인 부석사가 약탈문화재라는 점을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불상 인도 소송을 내 2017년 1심에서 승소한 이후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일본에서 불상을 보관해온 쓰시마 사찰 간논지 측이 해당 소송 보조참가인 자격으로 재판에 직접 참석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수 매체에 따르면 간논지 측은 최근 재판부에 불상 인도 소송에 관한 서류 열람과 복사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가장 이른 변론기일이었던 오는 30일 대신 6월로 조정 신청을 하면서 일정도 변경됐습니다.

부석사 금동관음상 등 해외 유출 문화재 환수에 앞장서고 있는 문화유산회복재단도 이런 간논지 측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상근 /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전화인터뷰)
(항소심 재판이 5년여 동안 시간이 경과됐는데 최근에 이렇게 (간논지가)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하게 된 것은 (우리나라) 정권 교체 영향도 있는 것 같고, 두 번째로는 점유자로서의 적극적 권리를 주장하겠다는 입장이 반영 된 것 아닌가...)

부석사 금동관음상은 고려 충선왕 즉위에 맞춰 부석사에 봉안하기 위해 조성했다는 점에서 왜구의 약탈 정황이 인정돼 일본으로 돌려줘선 안 된다는 국내 정서가 짙은 상황.

하지만 이를 보관하던 일본에선 절도범에 의해 문화재 유실 피해를 입었다며 반환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외국에 소재한 유출 문화재 수만 점의 회수가 금동관음상 소송으로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일본의 문화재 약탈 사실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상근 /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전화인터뷰)
(과거의 약탈문화재를 일방적으로 돌려준 사례, 국제적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이를 기회로 일본에 있는 한국의 많은 약탈문화재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330년 시주자 32명이 지극한 불심을 모아 조성했지만 700년 가까이 제자리를 떠나 영욕의 세월을 보낸 부석사 금동관음상.

이제는 역사적 사실과 과학적 근거로 머나먼 타국이 아니라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