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서시"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내가 마음에 들었니라고 묻는다면.. 김양경 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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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

당신, 가끔 당신을 느낀 적이 있었어,
라고 말하게 될까.
당신을 느끼지 못할 때에도
당신과 언제나 함께였다는 것을 알겠어,
라고.

아니, 말은 필요하지 않을 거야.
당신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을 테니까.
내가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후회했는지
무엇을 돌이키려 헛되이 애쓰고
끝없이 집착했는지
매달리며
눈먼 걸인처럼 어루만지며
때로는
당신을 등지려고 했는지

그러니까
당신이 어느 날 찾아와
마침내 얼굴을 보여줄 때
그 윤곽의 사이 사이,
움푹 파인 눈두덩과 콧날의 능선을 따라
어리고
지워진 그늘과 빛을
오래 바라볼 거야
떨리는 두 손을 얹을 거야.
거기,
당신의 뺨에,
얼룩진.

한강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문학과지성사, 2013)

=== 시샘의 시 읽기와 감상 ===
운명은 마음에 들었느냐고 물었지만

화자는 마음에 들었다느니 안 들었다느니 대답을 할 생각은 않는다.

어처구니 없이 묻는 말에 대답은 않고 안아줄 건지, 조용히 있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그렇게 묻는 운명이 미우면 밉다고 말하거나, 좋으면 좋다거나 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안아줄 건지, 대답도 않고 조용히 있을 건지를 고민하고 있다.

운명이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그것이 운명이라면 선택할 수 없는 일이니까. 대답할 이유도 없겠다. 대답 대신, 그런 운명을 대하는 자신의 생각이 중요한가 보다. 그런 운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그대로 수용하든지 수용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덤덤하게 가만히 견딜 것인지가 중요한가 보다.

운명이 날 찾아오는 어느 날, 운명의 실체가 또렷하게 드러나는 날, 나는 그 운명의 얼굴을 자세히 어루만지면서 그 운명의 얼굴에 드리우고 있는 그늘과 빛을 바라보겠다고. 떨리는 두 손을 얹을 거라고.

...

화자의 운명을 뒤흔들었던 그 존재가 얼마나 불쌍한 존재였을지 상상해 본다. 비로소 분노도 집착도 후회도 아닌 감정으로 불쌍한 운명의 모습을 똑바로 응시하면서, 초라한 운명의 실체를 바라보고 그리고 어루만져 주기로 한다.

주제 : 나를 흔들던 거대한 힘의 실체가 실은 그리 위대하거나 커다란 힘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고 그 힘의 실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존재로 성장하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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