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파시즘] 자유를 빙자한 파시즘
국가가 민족의 행정-정치 기관이라고 볼만 한 나라를 억지로 찾는다면, 현재의 이스라엘, 과거의 조선 정도다. 그것도 억지로 상상해서 그렇다.
서구 권력의 하수인, 철학자와 인문학자들은 국가가 민족의 행정-정치기관이라고 짖어 왔다. 그러나 실제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민족-국가라는 허황된 개념 밑으로 다중의 민족과 민중을 한데 모아 개돼지처럼 부릴 핑계였다. 지금도 그렇다.
중앙 정부에 의해 지방 문화가 흡수된 지 이미 150년이 가깝지만 유럽인들은 국가보다, 지방 공동체 감수성을 짙게 지니고 있다. 간단한 예로, 대다수 유럽인들은 축구 국가대표전보다, 클럽 리그에 더 관심이 많다. 많은 지역이 국법을 고려하지 않고 마을의 규칙을 만든다. 프랑스를 예외로, 유럽인은 등록금이 같다면 공공 학교보다 사립을 선호한다. 거의 대다수 유럽인은 GDP에 관심이 없고 사회보장만 신경 쓴다. 정부의 발표나 총리, 대통령의 언사에 젊은이들은 관심없고 어른들은 일단 눈부터 부라린다. 프랑스 등 몇 예외를 둔다면, 반-국가 정신이 체질이다. 결국, 국가가 폭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따를 뿐, 국가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일은 별로 없다. 지금의 국가 파시즘이 더 가속하면 크게 터질 곳은 유럽과 미국이다.
소련은 지방에 자치권을 주었고, 그래서 민족과 국가 사이의 충돌을 없앴다. 중국 정부는 총과 칼로 민족 공동체의 저항을 억눌렀다. 국민의 분유적 희생정신("너만 고통받는 게 아니야. 나도 받아!" - "나만 당할 수는 없다. 너도 당해 봐라!" 공멸 정신)을 통해 다민족 국가를 유지해 왔다. 중국 인민 전체를 평등하게 탄압하는 공산 체제가 바뀌면, 민족 vs 국가 충돌은 필연이다. 일본은 각 지방 별, 종족 별 복종을 역사 초기부터 체질화 했다. 할 말이 없는 나라다. 조선과 한국은 정부의 업무와 마을 공동체의 업무에 서로 구분을 두지 않던 체제였다. 어느 정도 '총체성'(totality; "네 마음이 내 마음, 내 마음이 네 마음")의 나라였다. 깜부처럼, 민족을 살리는 것이 정부를 살리는 것이었고, 거꾸로도 그랬다. 이스라엘처럼, 혹은 히틀러의 독일처럼, 이런 나라는 세계적인 경쟁에서는 힘을 발휘하지만, 정부가 민족을 배신할 때(즉, 탐관오리들이 날 뛸 때) 급격하게 몰락하게 되어 있다. 총체성이란 것이 원래 그렇게 배신에 약하다. 국민이 정부를 믿으니까 유지되는 체제다. 믿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으니까 믿는 척이라도 계속하는 체제다. 실은 일본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됐고! 일본인과 한국인은 물질적 근대화를 많이 경험했으니, 이제 근대 정치-사회- 문화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일본의 학교는 근대를 전혀 가르쳐주지 않았다. 게다가 근대(욕망보다 이성)를 만나자마자 곧바로 후기 근대(이성보다 욕망)로 뛰어 넘어버렸으니...온갖 모순을 한 몸에 안고 산다. 일본의 변태, 한국의 아몰랑 문화가 그렇게 탄생한 것 아닌가. 이들은 문화 충돌을 항상 마음 속에서 겪고 있다. 이 충돌을 줄이는 길은 개인의 성찰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근대와의 화해를 해야 만들어진다. 최소한 근대가 무엇인지 알고 나서야 비로소, 근대를 고수하든, 버리든, 변경하든 할 것이다. 그래야 마음속의 충돌이 없다.
무엇보다 국가의 본질을 알아야 한다. 조선이나 이스라엘처럼 민족과 국가 사이에 어떤 총체성이 존재한다 해도, 국가는 국가다. 옆집 아저씨가 아무리 친절해도 우리 아버지는 아니다. 국가는 민족을 대변하는 기관이 아니라 거꾸로 민족을 분열시킨 도구였고, 민족을 서로 분열시켜 으르렁거리며 국가의 자발적인 노예로 만드는 엘리트의 이데올로기 장치 그 자체였다. 국가가 통치 이데올로기를 만든 것이 아니라, 통치 이데올로기가 국가를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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