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희대의 NOW 구독중》 마흔 한 번째 시간 202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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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NOW 구독중] 유튜브계의 SM, 레페리가 독보적인 이유_1편(이희대 교수)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채널을 찾아 참 구독을 추천 드리는 유튜브 '서평' 시리즈 '희대의 NOW 구독중'.
본 칼럼 연재 1주년을 맞으며 구독자분들께 선보이고 있는 새 기획으로 1인 미디어 채널을 운영하는 주인공들뿐 아니라 좀 더 폭을 넓혀 1인 미디어 생태계를 이끌고 있는 다양한 영역의 주체 분들도 만나 소개드리고 있다. 지난 칼럼을 통해 국내 대표 1인 미디어 플랫폼 아프리카TV의 정찬용 대표를 만났고, 그의 추천으로 아프리카TV 음악 BJ 주영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칼럼도 1인 미디어계에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는 파이오니아(Pioneer)와의 만남, 그리고 그 이야기를 전해드린다.
구독자 여러분들께서 혹시 'MCN'이라는 용어, 다소 낯설게 느껴지실지 모르겠다. Multi-Channel Network의 약자다. 굳이 단어대로 뜻을 달면 '다중채널네트워크'로 풀 수 있는데, 어쩌면 영어원어보다 오히려 더 어려운 해석 같다. 어려워 보이지만, 여러 다수의 1인 미디어 채널들, 크리에이터들을 모아 함께 사업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마치 SM, JYP, YG, 하이브와 같은 기획사가 소속 연예인들을 위해 다양한 매니지먼트 사업을 영위하는 것처럼, MCN 기업은 소속된 크리에이터들과 함께하는 매니지먼트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이 개념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1인 미디어 생태계가 일찍부터 발달했던 미국에서 태동됐다. 2010년대 이전부터 벌써 전문 MCN들이 등장했고, 또 이들을 경쟁적으로 드림웍스,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등 대형 미디어기업들이 인수하면서 미래 시장성을 주목 받았다. 국내에서도 2013년경부터 미국의 영향으로, 미래 미디어 산업의 촉망받는 비즈니스로 MCN이 떠올랐고 유명 크리에이터들, 신진 크리에이터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씨제이이앤엠과 같은 대기업을 비롯해 주요 MCN 기업들이 이때부터 등장한다. 그러니까 MCN 이란 용어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이 약 10년 가까이 된 셈인이다. 그 사이 스마트폰의 보급과 더불어 1인 시청 환경이 생활화되면서 1인 미디어 생태계 전반이 활성화되어 온 것은 우리 모두가 목도하고 있다. 응당 MCN 사업도 함께 성장가도를 구가할 것으로 보였지만, 여느 사업군도 그렇듯 이 분야도 부침(浮沈)을 거듭해왔다. MCN의 기원이 된 미국에서는 사실상 현시점 이 사업 부문의 사례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고, 국내의 경우도 예상만큼의 성큼 앞선 진전을 확인하기엔 아쉬움도 있었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내다보고 역시 새로운 성장의 산업적 비전을 기치로 들었지만 모든 것이 그렸던 그림대로 이루어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독야청청' 약진을 보여주는 MCN 기업이 있어 '희대의 NOW 구독중'이 직접 찾았다. 뷰티 크리에이터, 뷰티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비즈니스를 펼쳐가고 있는 그룹 '레페리'다. 2013년 창업 후 현재의 모습까지 일궈온 최인석 레페리 대표와 직접 만나 1인 미디어, 그리고 크리에이터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룬 과정을 들어봤다.
지금까지 약 1000명의 뷰티 크리에이터를 발굴한 이 회사, 레페리의 창업자는 사실 사업을 구상하던 초기만 해도 본인 스스로는 화장법이나 뷰티 제품 등에는 문외한이었던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그러나 시각만큼은 남달랐다. 아직 국내에서는 유튜브가 활성화되기 전인 2010년대 초 당시 1인 미디어로서 대표적 플랫폼은 블로그였다. 최인석 대표는 당시 대학생이었지만 자기개발 등의 분야에서 인기를 끌던 파워블로거였다. 그 스스로 1인 미디어 창작자였던 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국내외 트렌드를 살펴보던 중 해외의 경우, 글과 사진이 주요소인 블로그에서 동영상 중심의 유튜브로 1인 미디어의 메인 콘텐츠와 플랫폼이 변화하는 것에 주목했다. 또 자신이 운영하던 파워블로거 모임을 통해 뷰티 블로거의 비중과 관심이 높은 것을 확인하고는, 블로그에서 유튜브로 1인 미디어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이들에게 동영상 작업을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고 한다. 같은 블로거, 창작자의 입장에서 함께 성장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사업이었기에 눈높이도 역시 크리에이터들의 시각에 맞추어 진행되었다. 당장 화장법이나, 뷰티 제품의 특징은 몰랐지만 그들이 콘텐츠 제작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원하는지 잘 알았기에 신뢰는 차곡차곡 쌓여갔고 그렇게 국내 최초, 국내 최대 뷰티 MCN의 역사가 쓰여 지기 시작했다.
당시 스마트기기의 전 세계적인 보급과 더불어 미국에서부터 불어오던 스타트업 열풍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쳐 2010년대 초 이른바 'K-스타트업' 태동에도 불을 붙였고, 최대표는 이 현장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회사를 알리고 초기 회사 설립의 투자와 지원을 얻는데 발 벗고 나섰다. 그 스스로 이러한 스타트업 지원제도의 분명한 수혜자라고 밝히며, 최근에도 청년창업자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에 줄 곧 직접 참여하는 이유가 받은 만큼 베풀고 싶은 마음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업이라는 것이 순풍에 돛 단 듯 순조롭게 만 항해가 이루어지지는 않는 법. 국내 뷰티 제품의 가장 큰 해외시장이었던 중국을 타깃으로 준비했던 프로젝트들이 2016년 한한령 분위기와 함께 영향을 받으면서 '레페리'호도 방향 선회가 필요했다.
다만, 급하다고 매출 우선, 수익 우선의 궤도에 들어서는 우는 범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었다. 최 대표는 파워블로거 활동 이후로 지속해 눈여겨보았던 미디어로서 블로그의 추락 과정을 지켜본 바 있다. 수익 우선으로 무분별한 광고성 콘텐츠가 난립되며 블로그의 신뢰도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몰락의 수순을 밟아온 전철을 유튜브에서 레페리는 겪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그래서, 레페리는 MCN 사업초기부터 특정 브랜드 광고주가 독점적으로 광고화된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크리에이터에게 의뢰해 제작하는 광고용 콘텐츠 노출을 거부했다. 크리에이터의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원칙이다. 대신 오히려 보다 명확한 마케팅 효과를 증빙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를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지금이야 'AI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 등으로 익숙하지만 당시로선 다소 빠른 결단을 내린다. 사내에 '데이터랩(데이터연구소)'을 설립한 것이다. 고객사에게 단순히 보여 지는 데이터 이상의 것을 찾아내서 증명하자는 것이 골자였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레페리의 BBPI(Beauty Brand Power Index), 뷰티 브랜드 파워 지수다.
이희대 광운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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