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진료의 공백이 없도록 닥터프렌즈의 우창윤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교수진들이 당직을 서가며 일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해 하실 많은 환자분들과 그 가족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먼저 전합니다. 그분들의 불편함이 헛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지역 사람들에게 더 수준높은 의료가 제공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좋을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이 모든 상황을 이해하려면 '수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김원장님의 이 영상을 한번 봐주세요. 필수의료의 수가는 의사의 월급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직접 병원에 내는 돈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생명을 살리는 병원이 지역에서 망하지 않도록 정부가 세금으로 내는 돈입니다.
• 공공의대와 의사파업 그리고 의사의 밥그릇에 대하여..
이제 여러분은 소중한 아이들이 재활치료를 받는 병원들은 왜 항상 수개월 씩 대기를 해야 하는지 이해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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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제주도에서 11년 동안 흉부외과의사로 생활하고 있는 의사는 지역 의료를 살리기 위한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http://www.medicaltimes.com/Users/New...
의료관련 통계를 볼 때는 감안해야 할 것이 많아요. 국가별 의료 체계, 문화의 차이, 이용 성향과 지리적 특성등을 고려해야 해요. 단순 OECD 의사수 평균은, 그 수가 정확하지도 않을 뿐더러 의료의 질을 평가하기에도 부적절 해요. 평균 의사수가 우리보다 많은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이 이번 코로나19 에서 훨씬 더 높은 사망률을 보였어요. 반면에 우리나라는 평균 수명도 길고, 각종 암 5년 생존율도 상위권이죠. 하지만 심근경색 사망률은 OECD 평균 대비 조금 높고, 뇌졸증 사망률은 평균보다 조금 우수해요 ( https://stats.oecd.org/Index.aspx?The.... OECD 자료를 보시면 전반적으로 의료에 대해서 우수한 지표들을 보이고 있어요.
참고로 우리나라 의사수 증가율은 OECD 1위이고, 의사가 부족하지 않은 국가로 분류되요. 또 의사들이 평균적으로 젋어서 (55세 의사 비율 OECD 평규 34%, 우리나라 19%) 은퇴하는 의사대비 신규로 늘어나는 의사가 많죠.
우리나라 의사수가 가장 높은 OECD 증가율을 보인다는 2019 OECD 보고서 :
https://www.oecd-ilibrary.org/sites/b...
관점을 달리해야 되요.
의사수 증원은 의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중의 하나이지, 목표가 절대 아니라는 거에요. 우리나라의 의료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문제의 근본 이유에 대해 고민해 보고 수천억-수조의 세금이 들어갈 지역의사 제도가 우리의 의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 봐야 하는거에요.
우리나라 의료의 문제는 지역의료의 질적/양적 수준이 하락하고 있다는 거에요.
지방에는 산부인과, 흉부외과, 외과, 심장내과 등 생명과 관련된 필수과들이 모두 있는 병원이 문을 닫고 있어요. 적자로 망하는 거죠. 그래서 좋은 병원이 없고, 병원이 수익을 못내니까 점차 설비나 낙후되고 숙련된 직원들을 고용할 수 없어서 수준이 떨어지니까 지역사람들은 더 서울로 가게되고, 더 지역의료가 망해가는 악순환의 고리에요. 하지만 뇌졸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응급상황에서는 가까이에 있는 병원을 찾아갈 수 밖에 없는데, 이때 문제가 발생하는 거죠.
그리고 이 문제가 점점 심각해 지는 이유는 필수 수술에 대해 나라에서 정한 수가(개인부담금+나라가주는 보험금)가 너무 낮다는 거에요. 대부분의 수술 수가는 OECD 평균 절반도 안되니까 (1/5 수준인 수술도 많습니다. 제왕절개는 40만원), 다른 검사나 처치를 많이 할 수 있는 큰 병원에만 앞서 말한 과의 의사들의 전문의 취업 자리가 있어요. 큰 병원도 필수로 뽑아야 되는 최소의 인력으로 유지하기 때문에 일이 힘들죠 (그래서 '큰병원에' 의사가 부족하게 되요. 환자는 점점 많아 지는데 의사는 일정하기 때문에 3분 진료를 하게 되고요. 하지만 큰병원 밖에는 전공을 살리지 못한 필수과 의사가 많습니다). 그래서 흉부외과 전문의, 외과 전문의가 힘들게 인턴, 레지던트 수련을 해도 전문의를 딴 후에 큰병원을 나가게 되면 수술 할 수 있는 취업 할 병원이 없어서 젊었을 때 그렇게 꿈꾸었던 수술을 포기하고 미용이나 단순한 시술만 하게되는 경우가 많답니다. 외과의사가 되도 수술을 하기 위해 취업할 병원이 없는게 현실이에요. 수술 수가를 정상화 하고, 그 위험성과 가치를 국가가 인정해 주고, 병원들에게 이런 전문의들을 뽑도록 강제하면 사람 살리는 수술들을 더 많이 할꺼고, 더 많은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의사를 채용할 꺼에요.
생각해 보세요. 강원도에 산부인과 의사만 1000명이 더 늘어난다고 해서, 분만 할 수 있는 병원이 늘어날까요? 지금 강원도는 산부인과 병원이 없다고 하지만, 있던 병원도 망해서 줄어들고 있어요. 환자가 줄어들어가고 있어서 기존에 있던 병원들도 운영을 못하는 거죠. 응급만을 위해서 수십억의 돈을 들여서 병원을 지을 민간단체는 없어요. 결국 적자일테고 수억의 빛에 신용불량자가 될테니까요. (필수의료 위주로 진료 하는 공공병원인 일산병원이 10년 적자가 1100억을 넘어간답니다)
지금도 흉부외과, 외과에 들어갈 수 있는 의대생, 인턴은 많이 있어요. 그리고 그 과 전문의를 따고도 제대로 일하고 있지 못한 의사들도 많이 있어요. 사람을 살리는 수술의 가치를 사회가 인정해서 최소 지역수가 라도 일단 개선해주면서 큰 수술에 따라오는 여러 의료 사고의 위험에 대해 국가가 안전망을 만들어 준다면 바로 내년부터도 이 의사들은 지역에서, 혹은 각자의 지역에서 일할 수 있을 꺼에요. 그런데, 만약 이렇게 수가 개선이 없어 취업할 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의사만 늘어난다면, 당장 의대생들은 더욱 미래가 없는 생명을 다루는 과에 더욱 지원하기 꺼려질 꺼에요. 하고 싶어도, 망설여 지는 거죠. 당장 10년이 넘는 시간동안은 이러한 요인으로 오히려 생명을 다루는 과들의 의사 배출수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요.
2년 뒤 입학, 6년 공부, 5년 인턴/레지던트, 그리고 군대 갔다오면 남자는 16년, 여자는 13년 뒤에 전문의로서 일할 인력을 위해 수천억-수조원의 돈을 쓰는 것 보다, 먼저 필수 의료진의 수가를 개선하고, 그래도 병원이 생기지 않지만 수요가 있는 곳에 국가가 병원을 개설하고, 병원이 생기기에는 수요가 너무 적은 곳은 도로망이나 닥터헬기 등을 개선하는게 어떨까요?
조금더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생각하는 안이 맞다면, 조금더 국민과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들을 설득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러한 코로나19 시기에는 일단 모든 정책이나 싸움은 일단 뒤로 미루고 협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낙준 선생님은 이국종 교수님이 이런 잘못된 수가 체계에서 고군분투 하는 모습을 소설 중증외상센터와 웹툰으로 그려서 알리려고 노력했고, 1000만원을 이국종 교수님이 원하는 곳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이국종 교수님 같은 필수과 선생님들이 병원에서 대접받고 원하시는 대로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수가에서는 의사가 월급을 안받는 다고 해도 외상외과 의사는 없는게 병원에 이득이거든요...
저나, 제 가족도 언젠가 그분들의 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 제 생명을 책임질 그분들이 최고의 실력과 자부심을 갖는 분들이면 좋겠습니다. 지원금이나 보조금으로 눈치보면서 병원에 계시는게 아니라 당당하게 환자 살리고 병원에 수익을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환자 부담금은 늘리지 않더라도 국가에서 주는 수가를 개선해 주면 너무나 좋겠습니다. 물론 이런 저희의 개인적인 생각은 밥그릇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공공의대생 들이랑 나이차가 최소 20살에서 30살이에요... 저희는 나이가 너무 많답... 쿨럭.. 진심을 알아주세요.
여러분의 다양한 생각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더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잖아요. 아래 링크도 하나하나 보시고 고민해 주시길 부탁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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