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타임라인 & 작품 소개
아래 곡의 대한 설명을 함께 이해하고 감상하면 재미가 2배가됩니다!
0:00 입장
0:30 1악장 힘차고 단호하게 (Kräftig. Entschieden)
목신 판이 깨어나고 여름이 행진해오는 것
깊은 잠에 취해 있는 목신 판(Pan)을 깨우듯 8대의 호른이 일제히 한 목소리로 우렁차게 소리를 내
며, 거대한 교향곡은 시작이 된다.
곧이어 활력 넘치는 외침은 어느새 사라지고 무거운 긴장감에 휩싸인 채 말러 시그니쳐인 ‘장송행진곡’풍의 날카로운 리듬이 트럼펫을 통해 등장한다. 드문드문 유쾌한 행진곡 소리는 아직 멀리에서만 감지된다. ‘이 교향곡은 생명이 없는 자연에서 시작’한다고 했던 말러의 말처럼, 1악장은 생명 없는 죽음과 혼란만이 가득하게 시작된다.
어둡고 음산한 고요함 속에서 판의 주제가 등장한다.
날카로운 클라리넷의 소리는 ‘더 이상, 못 견디겠어!’라는 판의 외침같다. 이에 응답하듯, 행진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어느새 모든 악기가 총 출동하여 거대한 행진곡을 연주한다. 오보에의 흥겨운 선율은 얼큰하게 취해있는 바쿠스의 얼굴을 떠오르게 하고, 심벌즈, 트라이앵글, 루테 등 타악기들 소리는 행진의 흥을 돋구는 악사들의 연주를 연상케 한다. 바쿠스 특유의 난잡함, 혼란스러움 그리고 흥겨움이 뒤섞인 이 음악은 규칙없이 전개되다가, 결국 ‘남쪽 폭풍’에 모조리 휩쓸려 날라가 버린다.
세상이 깨끗이 정리되자, 작은북과 함께 최초 호른 8중주가 다시 시작되며 재현부가 시작된다. 재현부는 도입부와 마찬가지로 다시 음산한 트럼펫의 장례행진곡과 바쿠스 행진곡은 등장하지만 더 이상 판의 주제는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에 종결부와 함께 화려하고 강력하게 마무리된다.
7:55 트롬본 솔로(Jonathon Ramsay 베를린 필하모닉 수석)
23:40 스네어 드럼 솔로(매튜 에른스터 타악기 단원)
33:27 2악장 매우 적당하게 (Tempo di Menuetto. Sehr mäßig)
초원의 꽃들이 내게 말하는 것
목가적인 오보에 노랫소리는 아터호수 초원에 펼쳐진 아름다운 꽃들을 연상케 하고, 이어서 들리는 현악기 노래는 바람에 살랑거리며 넘실넘실 흘러나오는 꽃향기 같다. 이 교향곡 최초의 영감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초원의 꽃들이 내게 말하는 것’이라는 부제처럼 꽃의 아름다운 생명들이 우리에게 미소 지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말을 건네는 것 같다. 특히, 트리오에 해당되는 빠른 무곡풍 음악에서는 그 다양한 꽃의 말들을 표현해내기 위해 현악기, 특히 바이올린 솔로와 더불어 제1, 제2바이올린이 빠른 템포 안에서 다양한 주법과 정교한 연주를 완벽히 해내야만 한다. 그 긴장감은 황홀하게 끝맺는, 바이올린 솔로의 2악장 마지막 음까지 지속된다.
44:12 3악장 서두르지 말고(Comodo. Scherzando. Ohne Has)
숲 속의 동물들이 내게 말하는 것
3악장의 기본 템포 운용과 연주방식은 말러가 적은대로 매우 침착하고 안정적이야 하지만, 그 안을 구
성하고 있는 음악적 내용은 스케르초풍으로 가득차 있다. 전혀 길들여지지 않은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우리에게 말을 거는 순간’을 포착한 것이니만큼 예측불가하고 돌발적인 것이 특징인 스케르초와 딱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악기들이 펼치는 넓은 음역대의 소리, 다양한 아티큘레이션과 주법 등으로, 음악은 우리를 환상 속 사파리로 안내하는 것 같다.
50:10 (트럼펫 남관모 수석단원) 음악의 중반부에서는 포스트 호른의 악구가 등장한다.
악기의 부재로 인해 오늘날은 플루겔혼 트럼펫이 연주하며,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 효과를 해 주로 무대 밖에서 연주된다. 평화로운 포스트호른 선율에 야생의 역동성은 고요해지고 차분해지지만, 말러가 직접 써놓은 Grob!(거칠게)과 함께 등장한 숲의 동물들은 이전보다 더욱 맹렬한 에너지를 내뿜으며 화려한 피날레로 돌진해 나아간다.
01:02:33 4악장 극히 느리고 신비롭게(Sehr Langsam. Misterioso)
인간이 내게 말하는 것
신화적 카오스와 자연의 이야기로 시작된 이 교향곡은 이제 인간에게 시선을 돌린다. 이미 작곡 초기단계부터, 말러는 삶의 근원적인 질문들을 ‘두 개의 텍스트’로 다루려했고 각각, 4악장과 5악장에 배치되었다.
4악장에서는 니체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 인간의 상태와 존재 깊이에 대한 성찰을 다룬 '심야의 음침한 노래'의 텍스트를 취했다. 세상이 모두 잠든 신비로운 밤을 표현하듯, 저음악기의 고요
한 움직임으로 음악이 시작되고 이어 알토의 목소리가 ‘오 인간이여...주의하라..! 이 깊은 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하며 정적을 깨니, 멀리서 오보에가 신비로운 소리를 내며 애처롭게 대꾸한다.
이후, 말러가 직접 악보에 ‘자연의 소리처럼 위로 끌어올려 연주하라’고 적은 3도 상행음형은 오보에와 잉글리시호른이 번갈아 가며 연주한다. 기묘한 새소리처럼 들리는 이 음악은 깊은 고독과 번민으로 가득한 철학적인 밤을 떠오르게 한다.
호른 앙상블과 현악기, 특히 바이올린 솔로가 한데 어우러지는 가운데, 알토의 떨리는 목소리가 ‘고통
이 말하길, 사라져라! 그러나 모든 기쁨은 영원으로 향하려 하나니! 깊고 깊은 영원을.’ 하며, 시의 마
지막 구절을 노래하자, 저음악기의 고요한 움직임이 다시 등장하고 그렇게 신비로운 밤의 산책은 마무리 된다.
01:11:53 5악장 익살스러운 템포로 거리낌 없이(Lustig Tempo und keck im Ausdruc)
천사들이 말하는 것
딩동~ 딩동~’(원어 가사로는 Bimm bamm) 어린이들의 맑은 목소리가 종소리와 함께 천상의 분위
기를 연출하며 음악은 시작된다. 말러가 악보에 적어놓은 keck(거침없이)에 따라 여성합창단이 밝고
유쾌하게 ‘세 천사가 달콤한 노래를 부른다’ 하며 노래부른다.
5악장은 독일민속시집인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중에서 발췌된 '거지 아이의 구걸하는 노래' 가사
를 취하고 있다. 베드로는 예수와의 만찬에서 자신의 죄 때문에 근심하며 울지만, 결국 신에게 모든 죄
를 용서받고 구원받아 기뻐한다는 내용으로 죄사함으로 천국에 들어간다는 희망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천사같은 아이들은 종소리를 흉내내며 노래하고, 여성합창은 가사 전반적인 부분을, 알토솔로는 베드로 역할을 맡아 노래 부른다.
더불어 말러는 영롱한 소리의 글로켄슈필과 종소리 그리고 두 대의 하프로 천상의 음악같은 효과를 연출해낸다. 베드로가 참회한 후, 여성합창과 어린이들은 ‘오직 영원하신 신의 사랑을 구하라! 그러면 너는 천국의기쁨을 얻게 되리라!’라며 축복하고 다시 ‘딩동 딩동’ 소리를 내며 신비롭게 사라진다.
01:16:10 6악장 느리고 고요하게 풍부한 감정으로(Langsam. Ruhevoll. Empfunden)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
천사가 사라지자마자 고요하게 (5악장 이후 끊김 없이 바로 6악장이 시작되도록 말러는 악보에 지시
함) 현악기의 따뜻한 음성이 우리들에게 말을 건넨다.
말러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은 끊임없이 현악기를 통해 흘러나와 온 공간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늘 그렇듯 행복은 영원하지 않다. 호른 4대와 함께 바이올린이 요동치며 고통과 갈등이 격해진다.
행복이 영원하지 않듯 불행도 영원하지 않다.
나아가 불행 이후 찾아오는 행복은 이전보다 크다. 첼로로 시작된 아름다운 선율은 이전보다 완전무결하고 숭고한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마치 천국문을 열고 환한 빛 가운데서 우리를 기다린 ‘사랑’이라는 존재를 소개하듯이.
1:35:47★하이라이트
1:39:57 박수 및 퇴장
협연자 오카 폰 데어 다메라우가 공연 직전, 이 곡을 직접 해석한 영상이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 말러의 가장 긴 교향곡 제3번을 협연자 다메라우가 직접 해석해준다!...
[제802회 정기연주회 프로그램 북 발췌] 글 김정규(지휘자) -
2. 공연 정보
[KBS교향악단 제802회 정기연주회]
▶ 일시 및 장소
2024년 05월 26일 (일) 17:00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May. 26th (Sun) 17:00 / Seoul Arts Center Concert Hall
▶ 출연
지휘 | 피에타리 잉키넨
Cond) Pietari Inkinen
메조 소프라노 | 오카 폰 데어 다메라우
Mezzo Soprano) Okka von der Damerau
합창단 | 고양시립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 고양시립소년소녀합창단
당시 지휘자님 무릎 부상으로 인하여 앉아서 지휘하였습니다.
▶ 프로그램
말러 / 교향곡 제3번 d단조
G. Mahler Symphony No.3 in d mi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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