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눈에 담겨진 놀라운 이야기!
여러분 모두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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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으로 세계 학문의 흐름을 바꿔놓은 대과학자,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이런 말을 했다.
“만약, 오랜 기간 조금씩 변화하여 만들어질 수 없는 기관이 하나라도 존재하면, 나의 학설은 절대 성립될 수 없지만, 그러한 기관은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눈은 정말로 놀라운 기관이다. 현대 과학이 지금까지 만들어낸 어떠한 기구보다도 복잡하고 섬세해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증명하는 기관이기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똑같은 이유로 지적설계론자들이 신이 디자인한 신체 기관을 예로 들며 자주 사용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너무나 복잡하기 때문에 눈 먼 자연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기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만큼 눈이 없던 생명체에 눈이 “진화”했다라는 말은 정말 믿기 힘들다.
암흑 속에서 허우적대던 생명체가 어떻게 갑자기 세상을 보는 눈을 갖게 되었을까?
이것을 전지전능한 신이 눈을 ‘디자인’했다라고 대답해버리면 아주 쉽게 끝나겠지만, 의문을 갖고 조금만 더 살펴보면 ‘생명의 진화’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다.
41억 년 전 최초로 지구에 나타난 생명은 눈이라는 시각 기관이 없었다. 지구상에 사는 생명은 모두 장님이었으며, 목적 없이 떠다니는 미생물이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에너지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태양에서 나오는 에너지, 햇빛이다!
눈먼 미생물 중, 햇빛이 잘 드는 명당자리에 머물던 박테리아는 생존과 번식을 잘할 수 있었던 반면, 햇빛이 전혀 들지 않거나, 햇빛이 너무 강해 자외선 공격을 받는 안 좋은 위치에 머물던 박테리아는 번식을 하지 못하고 죽어나갔다.
그렇게 수억 년 동안 운 좋은 박테리아만 생존해오던 어느 날, 한 박테리아의 번식 과정에서 DNA 복제 오류가 발생한다. DNA 복제 오류는 생명체의 번식 과정에서 꽤 빈번하게 일어나는 실수지만, 이 박테리아의 DNA 복제 오류는 특히 주목할 만한 유전자 변형을 가져왔다. 햇빛을 감지해낼 수 있는 부위가 생긴 것이다. 이 과정이 자연에서 “돌연변이”가 탄생하는 과정이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DNA 복제 과정은 완벽하지 않으며, 지금도 우리 몸속 세포에서는 온갖 복제 실수가 일어나고 있지만,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생존과 번식에 있어서 이점이 있는 돌연변이가 아니기 때문에 돌연변이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다.
그러나 햇빛을 감지할 수 있게 된 이 돌연변이 박테리아는 밤이 되면 빛을 많이 받기 위해 수면으로 올라갈 수 있었고, 낮에는 치명적인 자외선을 피해 수면 아래로 내려가 안전하게 햇빛을 흡수하며 생존과 번식을 성공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었다. 이렇게 큰 이점을 가진 돌연변이 박테리아의 개체 수는 급속도로 증가했고, 운으로만 생존해오던 박테리아 개체 수는 서서히 줄어들며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일어났다.
박테리아가 진화한 것이다.
자연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과정은 랜덤이지만, 그 돌연변이가 기존의 생명체를 대체하는 과정은 랜덤이 아니다. 랜덤으로 만들어진 돌연변이가 생존과 번식에 뚜렷한 이점을 가진 돌연변이라면, 생존 경쟁에서 뒤처진 기존의 생명체는 이 돌연변이로 대체되어 버린다. 자연에서는 강한 유전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유전자가 강한 것이다.
시간이 흘러 단순하게 햇빛을 감지하던 부위는 어느 순간 오목하게 파인 모양으로 변화했는데, 이것 또한 생존에 커다란 이득을 주는 변화였다. 빛을 감지하는 부위가 평평했을 때는 단순히 빛의 존재를 느끼는 것에 불과했고, 빛이 오는 방향을 아는 것이 어려웠지만, 빛을 감지하는 부분이 오목하게 들어가자 빛이 오는 방향까지 감지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인지 영상 속 해니지 박사가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다.
빛은 어떤 방향에서 와도 이렇게 빛을 감지하는 부위가 평평하면 빛이 오는 방향을 감지해낼 수 없다. 왼쪽, 오른쪽, 위, 아래, 빛이 오는 방향을 바꿔도 빛을 받는 부위에는 별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빛을 감지하는 부위가 오목하게 들어가면 빛이 오는 방향에 따라 그림자도 생기고 빛을 정면으로 받는 부위도 생긴다. 처음으로 빛에 ‘각도’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빛을 받는 부분이 오목하게 들어가자 빛이 오는 방향을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변형이 나타나기 시작한 초기 생물로 플라나리아라는 편형동물을 예로 들 수 있다. 플라나리아는 현재도 바닷속에 살고 있는 아주 오래된 생물로, 오목하게 들어간 부위로 들어오는 빛의 방향을 인지해 사물의 형상을 어렴풋이 볼 수 있게 되어, 무엇이 먹이고, 무엇이 천적인지 어렴풋이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기존의 생명체를 대체할 수 있는 엄청난 이점이 되었다.
그러나 오목하게 들어가는 것만으로는 인간의 눈과 같이 사물을 뚜렷하게 보는 시각기관을 만들 수 없다. 빛을 받는 부위가 너무 넓어 초점도 맞지 않고 사물의 형태도 흐릿하게 보이기 때문에 우리들의 섬세한 눈과는 거리가 멀다.
사물에서 반사된 빛의 방향을 더 정확하게 인식하고 더 또렷하게 보기 위해선 어떤 변화가 필요했을까?
그것은 바로 빛이 들어오는 구멍 자체를 작게 만드는 것이었다. 오목했던 모양은 훨씬 더 깊숙하게 공처럼 말려 들어가 빛이 들어오는 공간을 대폭 축소시켰고, 빛이 들어오는 방향과 초점이 더욱 정확해지자 사물의 형태도 더욱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도 이런 눈을 가지고 있는 해양생물로는 앵무조개가 있다. 이들은 플라나리아의 오목한 눈보다 해상도가 훨씬 좋은 눈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생물보다 생존에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바늘구멍 눈에도 문제가 있었다. 빛이 들어오는 구멍이 작아 사물이 더 잘 보이긴 했지만, 빛이 들어올 수 있는 구멍이 너무 작기 때문에 빛이 부족한 어두운 심해에서는 눈이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심해에서는 오히려 오목한 눈으로 빛을 많이 끌어모으는 것이 유리했고, 해양의 생물들은 각기 다른 환경에 맞추어 각기 다른 눈을 진화해 왔다.
그러던 어느 날 오목한 눈과 바늘구멍 눈에서 단점은 버리고 장점은 살리는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구멍 난 눈으로 세균이 침투해 염증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해 구멍을 덮는 투명한 보호막이 생겼는데, 오랜 기간 보호막의 모양이 변해가며 빛을 한 곳으로 모아주는 모양의 보호막이 생긴 것이다. 오목 눈처럼 넓은 부위로 빛을 받으면서도, 바늘구멍 눈처럼 빛을 모아주는 ‘렌즈’가 탄생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미스터리 했던 눈이 진화해온 역사이다.
그런데 바닷속 생물들이 육지로 올라오기 시작하자 예상치 못한 큰 문제가 생겼다.
물속에서 잘 볼 수 있도록 진화한 눈이 물 밖으로 나오자 다시 빛이 왜곡된 것이다.
물에 담긴 젓가락이 휘어 보이는 이유와 같이, 빛은 물에서 공기, 공기에서 물, 이렇게 관통하는 매질이 달라질 때 굴절이 생긴다.
그러나 우리들의 눈은 처음 물속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물에서 보기 위해 물기가 가득한 눈으로 진화해왔다. 물속에서 잘 보기 위해선 빛이 이동할 때 매질의 변화가 생기지 않도록 눈도 물을 머금고 있어야 했던 것이다. 그런 물기 가득한 눈이 지상으로 올라오자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다시 왜곡돼 버렸던 것이다.
그 후 지상으로 올라온 생물들은 수십억 년에 걸쳐 시각 기관을 재정비해 왔고, 서서히 지상에서도 초점이 잘 맞는 눈을 갖게 되었지만,
바닷속에서 태어난 우리들의 눈은,
아직도 물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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