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 청포도 사랑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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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이야기

현인 선생님의 창법과 스타일을 동경하던 대구 계성고등학교의 한 학생은 1951년 오리엔트 레코드사에서 주최한 '제1회 전속가수 선발 경연대회'에서 입상하게 되고, 후에 이를 계기로 자신의 롤 모델 현인 선생님을 발굴한 작곡가 박시춘 선생님을 찾아가게 됩니다. 박시춘 선생님 앞에서 '신라의 달밤'을 멋지게 부르고 나서 비슷한 제목의 '신라의 북소리'라는 곡을 받게 되지요. 오종수라는 젊은 청년은 이를 계기로 도미(都美)라는 이름의 가수로서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여러분 모두 7월이 되면 떠오르는 시(詩)가 하나 있지요?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는 시대를 초월해서 남녀노소 모두 낭독했을 법한 유명한 시입니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과거에 청포도는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접할 수 없는 과일이었지만 이 시를 통해서 '청포도'의 이미지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1930년대 말의 이 청포도가 나라를 잃은 슬픔과 향수를 극복하고 밝고 희망찬 미래를 그려내는 메타포로 사용되었다면, 오늘 들으시는 도미(都美) 선생님의 '청포도 사랑'은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도미 선생님의 최대 히트곡인 '청포도 사랑'은 1956년에 발표되었는데, 이 시기 한국 사회는 전쟁 후 복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며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전쟁으로 힘들었던 국민들의 마음에는 조금씩 여유가 생겨났고, 청춘 남녀들의 연애, 여가활동 등이 주된 관심사로 자리잡게 되었답니다.

지금이야 교외의 근사한 카페나 드라이브 코스들이 즐비하지만, 당시에는 자동차도 귀했고 데이트 장소도 마땅치 않았던 탓에 서울 근교의 포도밭, 딸기밭 등이 인기가 높았다고 합니다. 청춘들은 기차와 시외버스를 함께 타고 '청포도 사랑'을 키워갔던 것이지요.

"파랑새 노래하는 청포도 넝쿨 아래로
어여쁜 아가씨여 손잡고 가잔다
그윽히 풍겨주는 포도 향기
달콤한 첫사랑의 향기
그대와 단둘이서 속삭이면
바람은 산들바람 불어준다네
파랑새 노래하는 청포도 넝쿨 아래로
그대와 단둘이서
오늘도 맺어보는 청포도 사랑

파랑새 노래하는 청포도 넝쿨 아래로
어여쁜 아가씨여 손잡고 가잔다
파랗게 익어가는 포도 열매
청춘이 무르익은 열매
희망은 하늘 높이 핀 무지개
구름은 꿈을 싣고 두둥실 떴네
파랑새 노래하는 청포도 넝쿨 아래로
그대와 단둘이서
오늘도 맺어보는 청포도 사랑"

밝은 내용의 가사와 흥겨운 셔플 리듬의 '청포도 사랑'은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데뷔곡인 '신라의 북소리'에 이어 1956년 발표한 이 노래는 도미 선생님에게 있어 인생 최고의 히트곡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이 곡이 워낙 큰 인기를 얻은 탓에 이후 '청포도 언덕길', '청포도 로맨스', '청포도 피는 밤', 청포도 고향' 등 청포도를 소재로 한 노래들이 많이 등장하기도 하지요.

도미 선생님은 육사 2학년 때 학교를 중퇴하고 가수 생활을 시작했는데, 이후 해병대에 입대하여 작년에 소천하신 최희준 선생님과 함께 연예대를 조직하고 이끌게 됩니다. 많은 가수 선배님들이 해병 연예대를 거치셨는데 도미 선생님이 '대장'으로서 첫 틀을 닦아놓으신 셈이지요.

1960년대까지 100여곡을 발표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던 도미 선생님은 1970년대에는 연예협회 이사장으로 취임하셨다가 1984년 미국 뉴욕으로 도미(渡美)하게 됩니다.

마른 장마에 이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즈음, 풋풋했던 우리의 추억을 떠올리며 함께 '청포도 사랑'을 불러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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