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삶에 낭만이 자리할 공간이 있을까🌙사랑이 깃드는 그 순간의 소리 AS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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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의 이야기

삶은 대체로 가혹하다. 착실히 안락하기만 한 삶은, 글쎄. 아마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모든 인간은 저마다 치열한 전쟁을 치르는 중인 거다. 무거운 자아와의 아귀다툼이든, 세간에서 주입하는 '정상적인 삶'에 대항하는 발버둥이든, 당장 눈앞에 놓인 과제와 시험이든,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내일이든, 혹은 그 무엇이든지.

이런 삶에 낭만이 자리할 공간이 있을까.

나는 회의적이다. 심지어는 대놓고 말할 수도 있겠다. 아니, 그런건 사치스러운 일이니까 꿈도 꾸지 마. 기꺼이 일축하는 셈이다. 아마 공감하는 이 또한 많을 거라고 자부할 수 있다. 이렇게 힘겨운 삶에 효율 말고 중요한 게 있을 리가. 그런게 있다면 어디 가져와 봐. 실컷 비웃어 줄 테니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다정, 낭만, 사랑. 그런 건 안 믿는다.



A의 이야기

이상한 사람을 만났다. 뭐가 이상했냐 하면, 콕 집어 말하긴 힘들지만... 아마 눈빛인 것 같다. 그러니까 그 사람의 태도란 마치 이 세상의 모든 잣대에 일일이 맞추거나, 혹은 맞부딪혀 대항하거나 하는 식이다. 늘 새파란 불꽃이 일렁이는 눈이다. 그래서 나는 그 사람이 두려웠다.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았다. 괜히 불똥이 튈 것이 분명하니까.

저런 삶에도 낭만이 드리울 수 있을까?

호기심이란 참 묘한 효과를 발휘한다. 몇 걸음 떨어져 관찰하는 것으로, 나의 호기심은 시작되었다. 그 사람은 치열한 하루를 사는 것 같으면서도 자주 느슨해졌다. 정작 본인은 모르는 것 같았다. 때때로 시선이 멍해져 옷의 솔기를 잡아뜯는 버릇이나, 커피를 마실 때마다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는 일 같은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만큼이나 자주, 혹은 더 바쁘게 나를 흘끔거리는 일 역시 말이다.





그렇게 결국 서로를 발견한 D와 A, 삭막한 풍경이 초록빛으로, 연둣빛으로 변해 물결치는 소리, 치열하기만 한 삶에 낭만과 다정, 그리고 사랑이 깃드는 그 순간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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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문의가 많아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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