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 고향역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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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이야기

1972년 발표된 나훈아 선배님의 노래 '고향역'은 국민가요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곡이지요. 반주가 흘러나오면 남녀노소 누구나 흥얼거리며 곧잘 따라부르게 되는,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노래입니다. 하지만 이 노래가 만들어졌을 때에는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해 사장될 뻔한 노래라고 하는데요. 임종수 작사, 임종수 작곡의 '고향역'은 애초에 '차창에 어리는 모습'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고 합니다.

"떠돌다 머무는 낮선 타향에
단 한번 정을 준 그 사람을 홀로 두고서
혼자만 몸을 실은 열차는 외로워
눈 감아도 떠오르는 차창에 어린 모습

우연한 인연에 만난 그 사람
이별이 있을 줄 알면서도 잊지 못하고
기적에 작별 인사 열차는 무정해
멀리가도 떠오르는 차창에 어린 모습"

어떠신가요? 얼핏 기억나는 분도 있으실테고 난생 처음 접하는 가사라고 생각되는 분도 있으실텐데요. 처음 만들어진 가사에서 '눈 감아도 떠오르는'이라는 구절을 제외하면 거의 새로운 곡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지요. 1970년 발표된 '차창에 어리는 모습'은 그렇게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잊혀지는 노래가 되는 듯 했습니다.

무명의 작곡가였던 임종수 선생님은 이 노래를 들고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나훈아 선배님이 전속으로 있던 오아시스레코드사를 밤낮으로 찾아가 문을 두드리게 됩니다.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이야기지만 결국 끈질긴 구애 끝에 나훈아 선배님을 만나 노래를 들려주게 되고 취입을 약속받게 되지요. 1970년 3월 발표된 이 노래는 어이없게도 '무정해'라는 가사가 불건전하다는 이유로 방송불가 판정을 받게 됩니다. 1년 뒤 두 사람이 다시 만났을 때 나훈아 선배님이 놀라운 제안을 하게 되지요. 가사를 바꾸고 리듬도 더 신나게 만들어서 다시 발표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나훈아 선배님의 선견지명이었을까요? 가수 나훈아를 대표하는 노래가 이렇게 재탄생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임종수 선생님이 중학생이던 어린 시절, 전북 익산 삼기면의 황등역에서 이리역까지 통학 열차를 타고 다녔던 기억을 떠올리며 '고향역'이라는 새로운 제목을 붙이고 가사도 그에 맞게 싹 뜯어고치게 되지요. 고향을 두고 서울로 올라와 고생하는 본인의 신세를 한탄하는 가사는 꿈 속에서 찾아가는 그리운 고향을 그리는 내용으로 바뀌었습니다.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
이쁜이 곱분이 모두 나와 반겨주겠지
달려라 고향 열차 설레는 가슴 안고
눈 감아도 떠오르는 그리운 나의 고향역

코스모스 반겨주는 정든 고향역
다정히 손잡고 고갯마루 넘어서 갈 때
흰 머리 날리면서 달려온 어머님을
얼싸안고 바라보았네 멀어진 나의 고향역"

1절과 2절 모두 '코스모스'로 시작하는 가사는 햇살이 내리쬐는 고향역의 가을 정취를 선명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고향에 대한 내용을 담은 많은 노래들이 그리운 님, 떠난 연인을 소재로 하는 것에 반해, 2절에서는 '흰 머리 날리면서 달려온 어머님'을 등장시키고 있지요. 전북 순창이 고향인 임종수 선생님은 1942년 어머님이 46세에 낳은 8남매중 막내로 태어나셨습니다. 중학생 시절 익산에서 경찰로 근무하던 형의 집에 머물면서 통학했다고 하는데, 그 때 역에 핀 코스모스를 바라보면서 고향집에 계시는 어머님 생각에 많이 우셨다고도 합니다.

1972년 설 명절 때 오아시스레코드에서 이 '고향역'을 타이틀곡으로 한 옴니버스 음반을 발표하게 되고, 추석 즈음에는 큰 히트를 기록하게 됩니다. 같은 해 나훈아 선배님은 MBC 10대 가수의 영예를 안게 되었지요.

여러분에게는 어떤 '고향역'의 추억이 있으신가요? 한국 사람 중 대다수가 타향살이를 하고 있지만 일상에 쫒겨 늘 꿈속에서만 그리는 그 고향. 이 가을 코스모스가 핀 그 고향역으로 살포시 눈을 감고 떠나보는 것은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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