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보시니 하인리 섭섭.🌙나비에와 하인리의 침실·재혼황후 asmr /자기전에 듣기 좋은 편안한 앰비언스, 낮잠 입체음향

⭐ 《재혼황후》 퀸과 퀸의 이야기 듣기↓
   • 고맙습니다, 이름모를 손님🌙나비에 황후의 방·재혼황후 asmr /자...  

웃으면 안 돼, 나비에. 나는 온 정신을 다해 책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이런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인리는 내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이불 속에서 바스락대며 열심히 존재감을 알렸다. 하지만 그 순진한 눈망울에 잘못 걸려들면 자칫 위험해질 염려가 있으므로, 나는 내내 비어져 나오려는 미소조차 꾹꾹 참아내고 있는 것이다. 당장 내일 아침 일찍 예정된 국무회의는 적대국과의 교역뿐만 아니라 장차 진행하게 될 외교적 안건의 재정 규모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었다. 그러니 오늘밤은 무조건 하인리를 먼저 재워야 했다. 그래야... 애써 외운 수치들을, 지금처럼 맑은 정신으로 정확히 기억해낼 수 있을 테니까.

"... 퀸, 약속한 삼십 분이 지났어요."

갑자기 귓가를 간지럽히는 목소리에 나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어느새 하인리가 다가와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잔뜩 풀이 죽은 목소리로 낮게 중얼거리는 그의 말투는, 따뜻하게 타오르는 장작 소리와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더해지자 몽롱한 기분을 자아냈다. 나는 애써 차가운 표정을 유지한 채, 몸을 바짝 붙여오는 그를 슬쩍 밀어내며 말했다.

"미안해요. 삼십 분만 더 볼게요."
"... ..."

곁눈질로 바라본 하인리의 얼굴은 그야말로 울상이었다. 미안하지만 제발, 먼저 잠들어 줘요. 나는 속으로 간절히 빌듯 기도했다. 그러자 기도가 닿았는지, 나의 황제 폐하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끌어올리더니 내게 등을 보이며 돌아누웠다. 그 모습이 무척 안쓰러우면서도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지금의 평안과 행복이, 그리고 차츰 그것에 익숙해져 가는 내 모습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머금고 있던 미소가 한층 따뜻하게 번져갔다.

"잘 자요, 내 사랑."

하인리가 이불 속에서 튕겨져 나오듯 얼굴을 내밀더니 붉어진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뭐라 말을 이으려는 그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다시 책으로 눈을 돌렸다. 하인리는 그 상태로 한참을 굳어 있다가, 이내 고양이처럼 내 곁에 딱 붙어 눈을 감았다.




⭐ 음악 없이 듣기 47:36 ~
부슬비가 내리는 서대제국의 밤, 나비에 황후와 하인리 황제의 부부 침실, 밤늦도록 책과 문서를 숙독하는 나비에, 그런 그녀 곁에서 바스락대며 잠들어 가는 하인리, 따뜻하게 타들어가는 벽난로 소리...






*관련 문의가 많아 덧붙입니다.
위 글은 웹소설 '재혼황후'를 배경으로 한
순수창작물이며 배포는 불가합니다.





🌙
기존의 '재혼황후' 영상에서,
두 번째 파트의 장면을 재구성해 보았어요.
퀸의 날갯짓 소리 대신 하인리가 자리했고,
동대제국이 아닌 서대제국으로 무대를 옮겼는데...

덕분에 아주 간질간질하고도,
잠이 오는 솔솔 오는 소리가 되었네요.
여러분도 하인리처럼 행복한 기분으로 주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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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Song of butterflies (Harp Ver.)
Composed by Patrick Ussher



#재혼황후 #나비에 #하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