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조건을 의지하여 일어난다ㅣ사성제법회 9ㅣ일묵스님ㅣ초기불교 제따와나선원.

*** '사성제법회'는 불교의 핵심 가르침인 사성제를 주제로 진행되는 법회입니다. 법회의 교재인 [사성제](일묵스님, 불광출판사)는 전국 오프라인,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1. 존재는 영원히 있었던 것도 아니고 우연히 발생한 것도 아닙니다. 존재는 조건이 있으면 태어나고 조건이 없으면 태어나지 않습니다. 이것이 중도입니다. 불법의 핵심인 연기[緣起]를 알기 위해서는 바른 견해와, 탐욕 성냄이 가라앉은 마음(바른 삼매)가 필요합니다.

2. 연기[paṭicca-samuppāda, 緣起]는 의지하여 일어난다는 뜻으로, 조건 발생이라고도 합니다. 즉 조건/원인이 있을 때 결과가 있고, 조건/원인이 사라지면 결과가 소멸됩니다.

3. ‘연기’라 하면 법이 일어나는 조건/원인을 의미하기도 하고, 조건-결과의 인과관계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연기된 법’은 원인의 결과, 연기에 의해 생긴 법을 의미하며, 조건 따라 생긴 법, 형성된 법[saṅkhāra, 有爲法]이라 하기도 합니다. ‘연기’(조건)와 ‘연기된 법’(결과) 모두 무상하고 괴로움이며 무아입니다.

4. 부처님께서는 괴로움은 왜 생기고, 어떻게 하면 소멸할 수 있는가를 연기적으로 설하실 때 다양한 방식으로 설하셨습니다. 이를 총괄하여 가장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십이연기[十二緣起]입니다. 십이연기에서 설명되는 연기된 법의 조건은, 여러 가지 조건들 중 가장 주된 조건입니다.

5. 여러 가지 고통을 겪다가 늙고 병들고 죽는 괴로움은 태어남[jāti, 生]을 조건으로 일어납니다. 태어났기 때문에 괴로움을 겪습니다.

6. 태어남은 존재[bhāva, 有]를 조건으로 일어납니다. 존재에는 재생 존재와, 업 존재가 있습니다. 재생 존재[upapatti bhāva, 生有]는 욕계, 색계, 무색계로 나뉘는 총 31가지 세계에 태어난 존재를 말하며, 업 존재[kamma bhāva, 業有]는 그런 세계에 태어나게 만드는 가능성을 가진 업(행위의 의도)을 말합니다. 십이연기에서의 존재는 업존재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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