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에어컨 뜯긴 43도 찜통 경비실...주민 "안타깝다" / YTN (Yes! Top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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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푹푹 찌는 찜통더위 속에 실내온도가 43도에 이르는 아파트 경비초소의 에어컨이 갑자기 철거되는 일이 빚어졌습니다.

일부 아파트 동 대표가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관리사무소 측이 에어컨을 설치했다는 이유로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김영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경비원 A 씨는 요즘 경비초소에 들어가는 게 겁이 납니다.

불볕더위에 잔뜩 달아오른 초소의 실내온도가 선풍기를 틀어도 43도를 훌쩍 넘나들기 때문입니다.

새벽 6시에 나와 24시간을 꼬박 일하기에 무더위에 하루하루 지쳐갑니다.

[경비원 A 씨 : 손바닥만 한데 택배까지 받아 놓으니 더워서 환장하는 거죠. 40도도 넘게 올라가는데요.]

이 아파트 경비초소에는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에어컨이 설치됐지만 한 달도 안 돼 뜯기고 말았습니다.

제가 지금 이곳 경비원 초소에 들어와서 10분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기만 했는데 이렇게 온몸에 땀이 흐를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경비원들은 선풍기 한 대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연일 폭염이 계속되자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경비원들의 건강을 위해 지난달 중순 초소 2곳에 중고 에어컨을 어렵게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동대표가 입주자대표회의의 승인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청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결국 철거됐습니다.

[경비원 B 씨 : 저도 좀 기분이 매우 나쁘죠. 같이 일하는 사람한테 (미안하기도 하고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이런 곳에서 어떻게 근무하느냐고 그래요.]

동 대표 측은 에어컨 설치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에어컨 구매에 공동 관리비가 집행된 만큼 적법한 절차를 거쳤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아파트 동 대표 : 에어컨 다는 건 좋아요. 사람이니까 다는 건 좋다는 말이에요. 얼마가 들어가든 의결을 하지 않은 게 잘못됐다는 거에요.]

뒤늦게 소식을 전해 들은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무척 안타깝다는 반응입니다.

폭염에 약할 수밖에 없는 고령의 경비원들에게서 굳이 에어컨을 빼앗아갈 필요까지는 없었다고 말합니다.

이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회의는 제대로 출범조차 못 해 사실상 에어컨 설치에 사전 동의를 내주기가 어려웠습니다.

[아파트 주민 : 사람들이 조금씩 더 내서라도 살기 좋게 만들어야죠. 어떻게 어려운 생활을 만들어요...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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