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전의 권선징악 구조를 깨부수고 다층적 이야기를 담은 조선의 비극 로맨스, 『운영전』│6분 안에 듣는 고전문학 [6분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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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전』을 6분 안에 뚝딱! 플레이🎵
00:00-06:01 줄거리 재구성 낭독
06:01-06:58 노태훈 문학평론가의 작품 소개

낭독 및 내레이션 │김성현, 장윤실 배우
평론 │노태훈 문학평론가
일러스트레이터 │이나헌 작가

📖 노태훈 평론가의 평론 ✏

이번에 소개해 드린 작품은 17세기 전반에 창작된 것으로 짐작되는 작자 미상의 「운영전」입니다. 아마 한국 고전 작품에 관해서는 학창 시절 교과서를 통해서 접했던 몇몇 작품들, 그리고 󰡔춘향전󰡕과 같은 조선 후기의 판소리계 소설 정도가 기억에 남아 있으시리라 생각됩니다. 또 고전소설은 권선징악의 교훈을 주는 이야기라는 선입견을 가진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한국의 고전 중에서 매우 흥미진진하고 다채롭게 읽힐 수 있는 작품들도 많이 있는데요. 그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운영전」입니다.
소설은 ‘유영’이라는 인물이 임진왜란이 끝나 폐허로 변해버린 옛 궁궐 터에서 술에 취해 시를 읊다가 잠깐 잠이 들었는데, ‘김진사’와 ‘운영’이라는 남녀를 만나게 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함께 둘러앉아 여흥을 즐기던 중 문득 김진사와 운영에게 깊은 슬픔이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이들은 번갈아가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안평대군에 의해 ‘시’를 갈고닦도록 선발된 10명의 궁녀는 대단한 능력을 보여주며 풍요로운 한 시절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 중 운영의 시에서 왠지 모를 그리움의 정서가 발견됩니다. 알고 보니 안평대군이 궁으로 초청했을 때 천상의 시적 재주를 보여주었던 김진사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었죠. 왕에게 발각되지 않으려 하면서 그 절절한 그리움에 피폐해져 가던 두 사람은 결국 여러 우여곡절을 거치게 되는데 함께 하려던 모든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고 운영은 자결을 택합니다. 이후 김진사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두 사람은 하늘에서 재회해 가끔 그때를 회상하며 지상으로 내려오곤 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모두 들은 유영은 이들로부터 우리의 이야기를 영원히 남겨달라는 부탁을 받지만 자신도 알 수 없는 비탄에 빠져 떠도는 삶을 살게 됩니다.
「운영전」은 작품은 여러 측면에서 현재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우선은 궁녀인 운영이 여성으로서 감내해야 했던 여러 제약과 억압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성 인물이 주인공이면서 그 여성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은 흔치 않은 데다가 총 10명의 궁녀들 모두 각자의 캐릭터성을 부여받으면서 일종의 ‘연대의식’을 보여준다는 점도 특징적입니다. 특히 ‘자란’ 같은 인물이 그렇고요. 또 하나는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전형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인물들이 단순히 선인/악인으로 구분되지 않고 복합적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이를테면 이 소설의 악인이라고 할 수 있을 김진사의 하인 ‘특’조차도 매우 입체적인 면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품의 형식입니다. 일종의 액자구조이면서 동시에 메타소설의 방식으로 쓰인 이 소설은 평범하게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인물로부터 전해 들으면서 동시에 그 기록의 결과물이 소설의 마지막에 남게 된다는 설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운영전」은 매우 중층적이고 다층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와 여운을 줍니다.
한국 고전소설은 뻔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혹시 가지고 계시다면 「운영전」을 통해 17세기 조선의 비극적 로맨스를 한 번 접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현재의 종로구를 중심으로 한 사대문 안의 여러 지명들,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이름들 사이에서 수백 년 전 누군가가 이런 사랑 이야기를 써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아마 아득한 감동을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운영전』을 교보문고에서
https://bit.ly/358h0zX

#6분클래식 #운영전 #한국고전 #고전문학 #교보문고



BGM 출처

- 우리네 소리를 듣다 (https://bit.ly/3IxtJug)
임다솔 의 "우리네 소리를 듣다" 은 CC BY 라이선스로 제공됩니다.

- 새드니스(https://bit.ly/3tia8rw)
김정식 의 "새드니스(Sadness)" 은 CC BY 라이선스로 제공됩니다.

- 비가(https://bit.ly/3hFGNSJ)
조성욱 의 "조성욱 - 비가(悲歌)" 은 CC BY 라이선스로 제공됩니다.

- Falling Stars In The East (https://bit.ly/36GV52V)
김정식 의 "Falling Stars In The East" 는 CC BY 라이선스로 제공됩니다.

- 그리움 (https://bit.ly/3ht8E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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