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 건축탐구- 집 - 집, 어디까지 지어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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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연구가의 산꼭대기 집

강대웅-이윤서 씨 부부는 건강한 음식을 요리하는 ‘채식 연구가’다. 아내 이윤서 씨는 어릴 적부터 건선이라는 자가면역질환을 앓았는데, 더 건강한 삶을 위해 채식을 시작했다고. 지금은 채식을 고집하지는 않지만, 부부에게는 건강하게 요리하고 건강하게 사는 삶이 중요하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집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남편 강대웅 씨는 ‘하자’ 없는 집을 짓기 위해 3년 동안 공부하며 직영으로 집을 지었다는데. 집요하게 연구하는 성향이 집을 지을 때도 그대로 반영이 된 것이다. 이 집의 벽체는 유난히 두꺼운데, 15cm의 기존 구조체에 5cm의 외단열을 더한 것. 충분한 단열은 결로를 줄이고 목조주택의 구조체를 상하지 않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처음에는 구례의 옛집을 살 뻔도 했지만, 부부는 손님들이 찾아오기 어려워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부동산에서는 다른 사람이 집을 지으려다 포기한 자리라며 단점만 읊었지만, 부부는 산자락에 안긴 땅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사서 하는 고생’의 시작이었다. 45도의 경사에 달하는 부암동 산꼭대기는 공사 차량 진입이 어려워 현장 답사 후 거절한 시공사만 셋이었다고. 결국 바로 옆 박물관의 휴관일에 주차장을 빌려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일반적인 집 구조와는 달리 부부는 2층을 살림 공간으로 쓰고 3층에 주방과 다이닝룸을 만들었다. 3층의 통창으로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경이 둘만 보기에는 아까웠기 때문이라는데. 산꼭대기까지 힘들게 올라온 사람들에게 기대하지 않은 선물이 되기를 바랐다고 한다.

건강한 집에서 정성 담긴 채식을 요리하는 강대웅-이윤서 부부.
멋진 풍경을 선물하는 산꼭대기 집으로 초대한다.

논에 집을 지은 개미와 베짱이

전석모-홍사랑 씨 부부는 식당을 운영하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안성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이 걸어서 학교에 갈 수 있는 땅을 원했지만, 마음에 드는 땅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부동산에서 논을 분할해서 사는 건 어떻냐는 제안을 했다는데. 위치나 금액이 마음에 들어 땅을 계약했지만, 고생의 시작이 되었다.

건폐율이 60%인 도심 지역과는 달리, 부부가 산 논은 건축가능면적이 도심 지역이 1/3 꼴인 자연녹지지구였다. 아파트에서만 살아서 정보가 없던 탓에 벌어진 일. 심지어 농지를 대지로 변경해야 하기에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분할을 하지 않고 동생과 함께 집을 지은 탓에 예상치 못한 측량과 분할 비용이 더 발생했다고.

논 위에 집을 짓기 위해서는 성토 과정이 꼭 필요하다. 전석모 씨는 어머니의 지인을 소개받아 무사히 성토 과정을 끝낸 줄 알았다는데. 하지만 업체에서 사용한 흙에는 대형 파쇄석이 많아 땅에 묻힌 돌이 배관을 눌러 파열될 위험이 있었다. 결국 부부는 비용을 더 들여 포크레인으로 돌을 걸러내야만 했다.

아내 홍사랑 씨는 넉넉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낸 탓에 예쁜 집에 로망이 있었다. 아내가 수집한 자료는 남편이 원한 튼튼한 집이 아닌 예쁜 집을 위한 자료였던 것. 그래서 부부는 아내를 베짱이, 남편을 개미라고 소개한다. 베짱이 아내는 계단의 미끄럼틀부터 2층을 터서 그물을 설치하는 방법까지 제시했지만 모두 개미 남편에게 반려당했다. 아내는 집을 짓고 살아본 후에야 남편의 말이 맞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산전수전 끝에 지어진 동상이몽 개미와 베짱이 부부의 집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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