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는 세계적인 희귀종 주홍미끈망둑이 살고 있다! [환경스페셜-제주 먹돌의 경고] / KBS 20121114 방송

▶ 육지와 바다가 공존하는 지대이면서 바다와 육지를 잇는 생태적 요충지, 조간대. 조간대는 만조 때에는 바닷물에 잠기고 간조 때에는 수면 밖으로 드러나는 공간 말한다. 해양 생물들에겐 서식처를 제공하고 사람들에겐 풍부한 먹거리를 내어 주던 곳, 조간대...지금 이곳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 콘크리트 방파제로 뒤덮혀 사라진 탑동의 먹돌 조간대, 환경스페셜 [제주 먹돌의 경고]에서는 제주 조간대와 그곳에 자리한 먹돌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의 힘과 소중함 그리고 이를 지키기 위한 공존의 길을 생각해본다.

▶ 용암이 만들어낸 생태 공간, 암반 조간대
화산섬 제주의 조간대는 모래와 갯벌로 이루어진 육지 조간대와는 달리 대부분 암반으로 이뤄져 있다. 화산폭발과 함께 용암류로 형성된 제주의 암반 조간대는 빼어난 경관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는 생명의 보고이다. 특히 조간대의 작은 물웅덩이 (潮水웅덩이)는 해조류의 탈수 현상을 막아주며 해양 생물들에겐 산란처와 피난처가 되어주는 중요한 생태 공간이다.

▶ 세계적인 희귀종 주홍미끈망둑을 발견하다!
제주의 암반 조간대엔 세계적으로 희귀한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인 주홍미끈망둑, 전 세계적으로 단 4종에 불과한 주홍미끈망둑은 개체수도 많지 않아 발견이 매우 어려운 희귀종이다. 지금까지 주로 일본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주홍미끈망둑이 제작진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녀석들을 발견, 관찰하기 시작한 제작진. 제주 조간대에 자리한 주홍미끈망둑의 서식지를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 바다의 스폰지, 해면을 품다.
생리활성물질을 가진 천연재료로 최근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해면 역시 제주도에 서식하는 특이 생물이다. 스폰지 밭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해면이 서식하고 있는 제주 조간대. 우리나라 300여종의 해면 가운데 80%가 제주 조간대에 서식하고있으며 발표된 신종 해면 중 50%가 제주에서 발견된다.

▶ 먹돌이 사라진 콘크리트 공간, 탑동
제주시의 대표적인 조간대, 탑동. 먹돌로 가득했던 탑동 조간대엔 물질을 하는 해녀들의 숨비 소리와 파도와 먹돌이 만든 자연의 하모니가 끊이지 않았다. 썰물 때면 사람들은 먹돌 사이에서 문어와 소라, 성게 등을 잡아 끼니를 해결했다, 그러나 이런 탑동의 모습은 방파제 건설을 위한 두 차례의 매립으로 인해 모두 과거가 되어버렸다. 콘크리트 방파제가 조간대를 뒤덮으면서 이곳의 먹돌도 함께 묻어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탑동의 먹돌은 박물관에서나 만날 수 있는 추억일 뿐이다.

▶ 태풍을 막아낸 먹돌의 힘
올 여름 전국을 강타한 태풍, 볼라벤과 산바. 방파제로 뒤덮힌 탑동 해안은 태풍의 위력을 더욱 실감했다. 방파제가 물길을 가로막아 심각한 월파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태풍을 견디지 못한 이곳 매립지엔 균열이 생기고 콘크리트로 박아 놓은 구조물이 나뒹굴었다. 방파제 또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
반면 여전히 먹돌이 남아 있는 알작지 해안은 작은 먹돌의 이동이 있었을 뿐, 태풍의 피해를 무사히 비켜갔다. 탑동 해안과 달리 알작지 해안이 강력한 태풍을 견뎌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비밀은 바로 먹돌이 자리한 조간대에 있었다. 알작지 조간대에 자리한 먹돌들이 태풍에 몰아치는 파도를 잘게 부숴줬던 것이다. 거대한 태풍을 막아낸 작은 먹돌의 힘! 이것은 바로 자연만이 가진 위대한 힘이었다.

▶ 인간의 이기로 사라져버린 탑동의 조간대 - 자연에 가했던 위협은 부메랑이 되어 인간에게 다시 돌아올 것임을 이번 태풍을 통해 확인 수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제주시는 또다시 추가 매립 계획을 내놓아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작은 먹돌이 보여준 자연의 힘, 이것은 어쩌면 인간을 위한 자연의 마지막 배려일지도 모른다.

※ 이 영상은 [환경스페셜-제주 먹돌의 경고(2012년 11월 14일 방송)]입니다. 일부 내용이 현재와 다를 수 있으니 참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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