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 무정한 그 사람 (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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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이야기

은방울자매 선배님들의 곡은 '마포종점'을 먼저 소개해드린 바 있는데, 오늘 들려드리는 '무정한 그 사람' 또한 은방울 자매를 대표할 수 있는 노래입니다.

'큰 방울' 박애경 선생님과 '작은 방울' 김향미 선생님은 같은 밀양 출신으로 은방울 자매를 결성하기 전부터 각자 꾸준히 활동하던 가수였습니다. 어린 시절 밀양에서 부산으로 이사를 간 박애경 선생님은 부산여상 3학년 재학중에 국제신문사에서 주최한 콩쿨에서 2위를 차지하며 작곡가 이재호 선생님의 눈에 띄게 됩니다. 1956년 무적인 작사, 이재호 작곡의 노래 '한 많은 아리랑'을 부르면서 정식으로 가수의 길을 걷게 되지요. 솔로 가수로서 30여 곡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노래하는 꾀꼬리'라는 별명답게 1957년 '파랑새가 울거든'이라는 제목의 곡을 부르기도 했고, '밤열차 그 여자', '토라진 연정' 등 은방울자매 결성 전 발표된 노래들은 '큰 방울' 박애경 선생님만의 독창적인 색깔과 맑은 음색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김향미 선생님 또한 밀양에서 태어나 창원으로 건너가서 성장하게 되는데, 노래하는 것을 너무나 좋아해서 평소 친분이 있던 박애경 선생님을 찾아가 함께 노래 연습을 시작합니다. 우연히 '동백 아가씨'를 작곡한 백영호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1959년 '기타의 슬픔'이라는 곡을 받아 데뷔하게 됩니다. 이후에도 백영호 선생님의 곡을 취입하며 가수로서 활동을 이어가다 1961년 박애경 선생님과 부산 송도 바다를 거닐며 산책하던 중 '자매'를 결성해 활동해 보자는 의견을 나누게 되지요.

1962년 KBS에서 주최한 전국 신인가수 선발대회 결승에서 김향미 선생님은 부산 대표로 출전해 영예의 1등을 거머쥐게 되고 박애경 선생님의 러브콜을 받으며 '은방울 자매'라는 이름의 듀오를 결성하게 됩니다. 그 해 서울 시민회관에서는 코미디언, 배우, 가수들이 총망라한 '프린스쇼'라는 프로그램이 개최되었고 '은방울 자매'는 여기에 출연하여 많은 관심을 받게 됩니다. 지금의 세종문화회관 자리에 위치했던 시민회관은 1961년 지어지면서 1972년 화재로 소실될 때까지 서울에서 개최되는 거의 모든 문화행사를 담당하기도 했지요.

1963년 김영일 작사, 송운선 작곡의 노래 '쌍고동 우는 항구'를 발표하며 은방울 자매의 시작을 알렸고, 이후 '삼천포 아가씨', '무정한 그 사람' 등의 곡을 히트시키게 됩니다. 정통 트로트 스타일의 곡에 당시 유행하기 시작한 팝의 요소를 접목시킨 노래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특이하게도 모든 곡에서 두 분이 화음을 부르지 않고 멜로디를 같이 부른다는 점입니다. 기교가 많은 노래의 특성상 멜로디를 함께 불렀을 때 조금이라도 어긋나게 되면 듣기에 거슬릴법도 한데 두분의 목소리는 한명이 부르는 듯 완벽한 호흡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떠나갈 사람 앞에 헤어질 사람 앞에
정든 님이 울고 있네
운다고 아니가고 잡는다고 머물소냐
가야할 길이라면 말없이 보내리다
고동소리 징소리가
내 가슴을 때려놓고 매정하게 떠나가는
무정한 그 사람아

온다는 기약없이 간다는 인사없이
정든 님이 울고 있네
가는 맘 보내는 맘 그 심정은 일반인데
어이해 이다지도 서러운 이별길에
바람소리 파도소리
내 가슴을 찢어놓고 야멸차게 떠나가는
정 없는 그 사람아"

'무정한 그 사람'은 이별 앞에서 어쩔 수 없이 슬퍼하는 여인의 독백입니다. 은방울 자매 선배님들의 곡은 유난히 바다나 포구를 소재로 한 노래들이 많은데, '무정한 그 사람'은 제목에서는 알 수 없지만 가사를 들여다보면 '고동소리', '파도소리'와 같은 단어들이 등장합니다. 반야월 선생님이 이 노래의 가사를 쓸 무렵인 1960년대 초반에는 공연때문에 전국 각지를 돌아다닐 일이 많았고, 특히 바다를 낀 도시를 방문했을 때 그와 관련된 시구절이 떠올랐을 것입니다. 이 노래를 작곡한 송운선 선생님 또한 부산 출신으로 은방울자매의 이미지와 맞아 떨어지는 노래를 만들어 냈습니다.

1세대 작곡가이신 송운선 선생님은 저와도 많은 작업을 함께 해왔는데요. 1985년 발표한 '님아 가지 말아요' 앨범에서 '님아 가지 말아요', '타인의 정' 등 거의 모든 곡을 만들어 주시기도 했답니다. 비교적 최근작인 2011년 다문화가정을 돕기 위해 발표한 '주현미의 러브레터' 앨범에서는 정풍송, 김영광, 장욱조, 정주희 선생님 등 한국을 대표하는 트로트 작곡가 선생님 10분이 참여해 주셨는데 송운선 선생님은 '한국을 사랑해요'라는 곡을 주셔서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노래들을 찾아가다 보면 그 시절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시대를 관통해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물에 비치듯 투영되곤 합니다. 1964년 은방울자매 선배님들이 불렀던 '무정한 그 사람'은 주현미TV를 통해 소개하는 곡 중 비교적 최근곡이지만 벌써 55년이 흘렀네요. 각자의 삶 속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는 추억들을 꺼내보며 이 노래를 함께 감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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