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말라 해도 오고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는 천지의 기운! 🌼봄이 들었소~ '우리 집에 온 손님’ (KBS 20150307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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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공감 '우리 집에 온 손님'

노오란 산수유 꽃망울이 터지길 기다리는 산수유 마을 두 할머니와 겨우내 떠나있다 봄이 와 집으로 돌아가는 오지섬 광도 사람들의 봄맞이 이야기.

▶ “노오란 산수유 알알이 터져 보소. 월매나 이삔가”
3월 초에 찾아간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 마을에는 진눈깨비가 쏟아진다. 봄이 오기는 커녕, 장독도 깬다는 3월 꽃샘추위가 며칠째 이어지는 중이다. 봄은 언제 오는 걸까. 그런데 가만 보니 진눈깨비 내려앉은 가지 가지에 노오란 산수유 봉오리가 야무지게 고개를 내밀었다. 산수유 꽃망울이 터지길 기다리는 김향자(82)할머니와 이화자(70)할머니는 하루라도 안 보면 궁금해서 못 사는 이웃사촌이다. 마을에서 두 할머니는 ‘큰 개’ 와 ‘작은 개’로 통한다. 개띠 띠동갑으로 34년 개띠생인 김 할머니는 ‘큰 개’, 46년 개띠생인 이 할머니는 ‘작은 개’가 되었단다.
두 할머니에게 산수유꽃은 눈물이요 웃음이요 인생이다. 시집 와 수십 년을 산수유와 씨름하며 껍질을 이로 까다보니 이가 다 닳아 일찌감치 틀니를 해야 했다는 할머니들. 산수유꽃이 피고 지는 동안 할머니들의 세월도 어느덧 칠십, 팔십해를 넘겼다. ‘징헌 놈’의 산수유꽃이 골짜기마다 흐드러지는 봄이, 할머니들은 그래도 반갑고 좋다.

▶ “더디 오는 손님.. 남도의 오지섬 광도에도 봄은 찾아든다”
여수항에서도 남쪽으로 3시간. 반찬이며 생필품을 바리바리 배에 싣고 여섯 분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어디론가 향한다. 배가 닿은 곳은 바다가 허락하는 날만 닿을 수 있는 오지 중의 오지, 광도.
추운 겨울동안 여수의 자식네 집에서 지내다가 날이 풀리자마자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그런데 배에서 내려 집으로 올라가려면, 바위 뿐인 가파른 언덕빼기를 넘어야 한다. 어떻게 이 가파른 고개를 오르락 내리락 하며 일생을 살았을까 아득한 세월이다. 지팡이를 짚고 한발 두발.. 몇 번이나 숨이 턱에 차오를 즈음에 저만치 그리운 내 집이 보인다. 한번 나가기도 힘들고 들어오기도 힘든 이 오지 섬이 이들에겐 집이고 고향이다.
한때 18가구였던 주민은 7가구로 줄었고 그중에서도 내외가 남은 건 토박이인 방강준(83) 할아버지 댁이 유일하다. 두 달만에 고향집으로 돌아온 방할아버지 내외는 오랜만에 편안한 밤을 지낸다. 척박하고 험해도 내 집에서 새 봄을 맞이하고 싶은 마음. 광도의 봄바람은 아직 드세지만, 춘심(春心)이 살랑인다.

▶“어느덧 아흔번째 봄... 임자, 날이 참 따숩소”
강진의 조태남 할아버지(90)의 1700평 넘는 너른 마당에 봄이 가득하다. 조 할아버지는 어린 시절 집안이 넉넉지 못해 학교 문턱을 넘지 못했는데, 어느 교정에 심어진 아름드리 나무가 그렇게 멋져 보였단다. 그 때문에 억척으로 땅을 일궈 사십대에 1700평 정원이 달린 지금의 집을 마련할 수가 있었다.
일생 낮에는 농사를 짓고, 틈틈이 나무를 가꾸고, 밤에는 독학으로 책을 읽은 조 할아버지. 농부이자 공부벌레이자 정원사인 그에게 봄이란 겨우내 벼르고 별렀던 정원가꾸기의 계획들을 실행할 절호의 ‘기회’. 1700평 마당에 찾아와준 귀한 손님, 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할아버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한다면 하는’ 성격의 조할아버지에겐 평생 옆에서 큰소리 내지 않고 묵묵하게 내조해온 할머니가 있다. 할머니는 여든 여섯 번째, 할아버지는 아흔번째 맞이하는 봄.. 종일 내외의 마당에 머물다 가는 봄볕이 참으로 따숩다.

#봄 #산수유마을 #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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