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 꽃길 (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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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이야기

우리 가요 중에서 노래 한 곡이 시대를 넘나들면서 두 영화의 주제가로 사용된 적이 있는데요. 그 노래는 바로 정훈희 선배님이 노래한 ‘안개’입니다. 1967년 김수용 감독님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안개’의 주제가로 첫선을 보였던 노래 ‘안개’는, 2년 전인 2022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 또다시 등장하면서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적셨는데요. 55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그 중심엔 ‘안개’를 노래한 정훈희 선배님의 변치않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정훈희 선배님은 어릴 때부터 음악속에서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가수이면서 피아니스트인 아버지와 밴드마스터로 활동했던 작은 아버지, 그리고 기타리스트였던 큰 오빠 등등 어려서부터 음악에 대한 감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구요. 그만큼 음악적 재능도 뛰어나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작은 오빠의 소개로 호텔의 라이브무대에서 노래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다 마침 영화 ‘안개’의 음악을 맡았던 이봉조 선생님이 작은오빠의 소개로 찾아오고요. 정훈희 선배님의 노래를 듣는 순간, 이봉조 선생님은 두말할 것 없이 열일곱 소녀에게 ‘안개’의 악보를 건네주었죠.

영화 ‘안개’는 김승옥 작가님의 ‘무진기행’을 영화로 만든 작품으로 신성일씨와 윤정희씨가 주연을 맡았는데요. 1967년 10월 19일 아카데미 극장에서 개봉해서 14만여 관객을 동원하면서 흥행에 성공했고요. 한국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수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트리플 걸작’, 즉 ‘소설도 걸작, 영화도 걸작, 그리고 노래도 걸작’이라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영화도 흥행했지만, 영화보다 더 히트한 것은 바로 주제가였던 ‘안개’였는데요. 이봉조 선생님의 세련된 팝 스타일 멜로디와 운치있는 노랫말, 그리고 정훈희 선배님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방송국마다 ‘정훈희’ 선배님의 ‘안개’를 신청하는 엽서들이 쇄도했구요. 정훈희 선배님은 데뷔 4개월만에 서울신문 무궁화상, MBC 10대가수상 등등 5개 상을 휩쓸며 정상에 등극합니다.

한 평론가는 정훈희 선배님의 목소리를 이렇게 평한 적이 있어요. ”가수 정훈희의 목소리는 참 특이하다. '김상희'가 동물성이고 '이미자'가 식물성이라면 '정훈희'의 목소리는 다분히 광물성에 가깝다. 처음 듣게 되면 아주 날카롭고 차갑지만, 듣다보면 따뜻해진다.“ 그야말로 노래에 따라 정훈희 선배님의 목소리는 정말 다채로운 느낌을 전해주면서 변화무쌍하게 다가오는데요. 슬픈 연가를 부를 때엔 가슴 깊은 곳에 눈물을 머금은 것 같고, 밝은 노래를 부를 땐 무지개빛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것이 바로 정훈희 선배님의 음색입니다.

이렇게 독보적인 정훈희 선배님의 노래 중에서 봄이 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계절송이 바로 ‘꽃길’인데요. 요즘 친구들은 봄이 되면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을 떠올리지만, 예전만 해도 봄이 되면 어김없이 라디오에 신청했던 노래가 정훈희 선배님의 ‘꽃길’이었죠.


”진달래 피고 새가 울면은 두고두고 그리운 사람
잊지 못해서 찾아오는 길 그리워서 찾아오는 길
꽃잎에 입맞추며 사랑을 주고 받았지
지금은 어데 갔나 그 시절 그리워지네
꽃이 피면은 돌아와줘요 새가 우는 오솔길로
꽃잎에 입맞추며 사랑을 속삭여줘요

​ 봄이 가고 여름이 오면 두고두고 그리운 사람
생각이 나서 찾아오는 길 아카시아 피어있는 길
꽃향기 맡으면서 행복을 약속했었지
지금은 어데 갔나 그 때가 그리워지네
여름이 가고 겨울이 오면 낙엽이 쌓이는 길
겨울이 오기 전에 사랑을 속삭여줘요
사랑을 속삭여줘요 “


1971년 정주희 선생님이 작사 작곡한 ‘꽃길’은 봄 꽃 만발한 아름다운 봄풍경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을 발랄하게 표현한 곡인데요. 이 노래를 부르다보면 저절로 가슴이 설레면서 마음속 첫사랑이 그리워지는 매력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요즘 문밖으로 한 발자국만 나서도 온통 꽃길이 펼쳐지죠. 수수하게 만발한 이팝나무 꽃부터 빨간색 분홍색 초록이파리 사이로 피어난 철쭉꽃, 그리고 향기로운 아카시아꽃, 눈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꽃이 만발한데요. 비록 현실이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요즘이지만, ‘꽃길’이라는 노래처럼 새로운 5월엔 사랑하고 사랑받고 그리운 사람이 다시 돌아오고 희망 가득한 꽃길이 우리 앞에 눈부시게 펼쳐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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