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 삼천포 아가씨 (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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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이야기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 삼천포(三千浦)는 경남 남서부의 바닷가에 위치한 항구 도시입니다. 통영과 여수 못지않게 아름다운 항구로 알려져 있는 삼천포는 신라 시대부터 포구로 이용되어 왔지요. 고려 시대에는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면서 마을을 이루었고, 수도 개성까지의 거리가 3000리가 된다고 해서 삼천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답니다.

어떤 일이 엉뚱하게 흘러가는 것을 빗대어 "삼천포로 빠진다'는 표현을 하곤 했지요. 이 말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존재합니다. 진주로 가려던 사람이 길을 잘 못 들어서 삼천포로 가게 되었다는 이야기, 진해에 해군 기지가 생기면서 휴가 후 복귀하는 병사들이 삼랑진에서 열차를 갈아타지 못해 진해가 아닌 삼천포에서 내렸다는 이야기 등. 짧은 문장 속에 특정 지역과 주민들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겨있기에 1995년 삼천포는 사천군과 통합되어 현재의 사천시가 되었는데요. 사천시에는 삼천포의 지명을 간직한 곳을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삼천포라는 지명을 전국적으로 널리 알리게 된 계기 중 하나가 바로 은방울자매 선배님들의 노래 '삼천포 아가씨'인데요. 1965년 이 노래가 발표될 무렵 진주시의 개양역과 삼천포역을 잇는 진삼선이 개통되었다고 하지요. 이듬해인 1966년에는 강찬우 감독의 동명 영화 '삼천포 아가씨'가 개봉되기도 했습니다. 은방울자매 선배님들이 1968년 '마포종점'으로 인기의 정점을 찍기 전, 1963년 데뷔곡인 '쌍고동 우는 항구'에 이어 '무정한 그 사람'과 '삼천포 아가씨'가 히트하며 인기 가수로서의 기반을 쌓아갔다고 할 수 있겠네요.

"비 내리는 삼천포에 부산배는 떠나간다
어린 나를 울려놓고 떠나가는 내 님이여
이제 가면 오실 날짜 일년이요 이년이요
돌아와요 네 돌아와요 네 삼천포 내 고향으로

조개껍질 옹기종기 포개놓은 백사장에
소꼽장난 하던 시절 잊었나 님이시여
이 배 타면 부산 마산 어디든지 가련만은
기다려요 네 기다려요 네 삼천포 아가씨는

꽃 한 송이 꺾어들고 선창가에 나와 서서
님을 싣고 떠난 배를 날마다 기다려요
그 배만은 오건마는 님은 영영 안오시나
울고가요 네 울고가요 네 삼천포 아가씨는"

늘 항구의 이별은 슬프면서도 아련함이 느껴집니다. 비슷한 시기 일본의 엔카 곡들은 비, 항구, 술 등의 소재가 단골로 쓰이기도 했지요. 1절의 가사를 통해 당시 삼천포와 부산을 오가는 배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지금이야 차로 두시간이 채 안되는 거리이지만 배로 부산을 가려면 멀리 거제도를 돌아가야 했기에 꽤나 힘든 여정이었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지요.

떠난 님을 기다리는 삼천포 아가씨는 매일 선창가에 나와서 배를 기다립니다. 해가 지면 울면서 들어가고 아침이 되면 꽃 한송이를 들고 다시 바다로 나오는 기구한 사랑의 이야기지요. 돌아가신 반야월 선생님의 가사가 야속하게 느껴질 정도로 슬프고 고된 사랑이예요. 선생님께서 살아계셔서 어느 방송에서라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3절의 가사를 재회하는 것으로 고쳐달라고 칭얼대고 싶은 마음마저 드네요.

지도를 놓고 보면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이지만, 이 노래를 부르면서 여러분과 함께 삼천포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코로나-19로, 또 긴 장마로 지쳐있는 우리의 마음에 잠시나마 위안이 될 마음 속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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