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 100세인의 건강 비결 공개 [100세 시대 - 나는 늙지 않는다] | 2019. 1. 22 방송 [KBS시사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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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는 더 이상 꿈이 아니다.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2017년 100세인 수는 3,906명(남성 550명, 여성 3358명)으로 7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아마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 가운데 절반은 100세를 넘길 거다. 하지만 100세까지 산다고 모두가 행복한 걸까? ‘건강하지 못한 장수’는 오히려 불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건강’과 ‘장수’는 양립할 수 없는 걸까? 어떻게 하면 100세까지 건강을 유지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KBS 시사기획 창은 2019년 새해를 맞아 ‘100세 시대 특집 방송’을 준비했다.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된 100세인들의 건강장수 비결 5가지를 소개한다.

 1. 하루를 3등분해 사용해라.

도쿄 인근 치바 현의 타야(田谷きみ) 할머니는 1915년 생으로 올해 104살이다. 일본 전통 과자점을 아들, 손자 내외와 함께 80년째 운영하고 있다. 지금도 전자계산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거스름돈을 정확히 내주는 등 암산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할머니의 건강 비결은 무엇일까? 할머니는 하루를 정확히 3등분 해 규칙적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하루 24시간을 ‘일하는데 8시간’, ‘식사와 휴식에 8시간’, ‘잠자리 8시간’씩 나눠 쓴다.

매장에서 일하는 8시간을 지켜봤다. 전통 과자를 만들고, 포장하고, 진열하고, 판매하고...정말 분주했다. 하지만 식사시간이 되자 정확히 일을 멈췄다. 혼자 TV를 보면서 손자며느리가 차려준 식사를 천천히 맛있게 먹었다. 동네 밭에서 재배한 채소와 돼지고기 요리를 특히 좋아했다. 저녁 식사 때는 적포도주나 일본 소주를 한 잔정도 마시기도 했다. 밤 9시 잠자리에 들고 새벽 5시면 언제나 일어났다.

“오래 살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지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된 겁니다. 가족이 만들어주는 음식 먹고, 잘 때는 자고, 일어날 때는 일어나고 그랬어요. 하하하 (웃음)”

 2. 좋아하는 음식은 먹어라.

전남 구례에 사는 김복성 할아버지는 올해 105살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신문부터 찾는다. 주요 기사를 큰 소리로 읽다보니 웬만한 시사상식은 젊은이보다 더 풍부하다. 집에서 500미터 쯤 떨어진 경로당에 갈 때는 너무 빨라서 촬영기자가 쫓아가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할아버지의 건강 비결은 무엇일까? 하루 3끼 식사를 빠짐없이 챙겨주시는 둘째 며느리는 ‘라면’이라고 말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이른바 봉지 라면이다.

“저희 아버님은 거의 30년 넘게 하루 한 번 라면을 드셨어요. 라면 마니아에요. 점심식사를 하신 뒤 출출할 때도 라면을 끓이라고 하세요. 정말 좋아하세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보통 라면 끓일 때와 조리법이 달랐다.

“라면만 드시면 영양분이 부족할 것 같아서 최근에는 라면 끊일 때 돼지고기를 갈아서 한 스푼 정도 넣어요. 그리고 다 끊이면 불을 줄이고 1분정도 놔둬요. 그래야 면발이 퍼지면서 부드럽거든요.”

그렇다면 할아버지의 건강상태는 어떨까? 전남대학교 노화과학연구소 검사 결과, 당뇨, 고지혈증, 간 기능, 신장 등 14개 항목 모두 정상 판정을 받았다.

흔히 고기보다 야채를 많이 먹어야 오래 산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3.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해라.

올해 103살의 현역 화가, 이리에 카즈코 씨. 일본 독립미술협회 회원이자 여류화가협회 위원을 맡고 있다. 지금도 하루 10시간 정도 대형 캔버스에 그림을 그릴 정도로 작품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젊었을 때는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전 세계 30여개 나라를 찾아다니며 창작 활동에 몰입했다. 이리에 씨 작품의 특징은 강렬한 색채. 빛과 색체를 재구성해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일제시대 우리나라 대구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우리나라 농촌 모습을 그린 작품들도 많다.

2009년 12월 뉴욕 맨해튼, 2017년 1월 도쿄 우에노 모리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대 이어 올해 또 작품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리에 씨는 자신의 건강 비결은 ‘남에게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열심히 생활한 사람은 정말 오래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주의는 몸을 망가뜨리고 말아요. 살아 있는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세상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살아 온 것이 장수하게 된 비결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KBS 취재과정에서 만난 80세 이상 건강한 고령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자원봉사자였다.

 4.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여라.

지난달 100세를 맞은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해방 이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성인 가운데 한 명이다. 최근에도 [백년을 살아보니], [행복 예습] 등 고령사회 이슈를 담을 책들을 잇 따라 출판했다. 틀니나 보청기, 지팡이도 없이 일주일에 3~4회씩 강의를 하는 등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행복 전도사’로 맹활약하고 있다. 김 교수는 자신의 건강비결을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60살부터 제2의 인생이 시작됩니다. 저는 스스로 자신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콩나물에 물을 주는 것처럼 말이죠. 항상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고 또 사회에 대한 새로운 관심도 가져야 해요. 나이가 들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좀 더 지혜롭게 성장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5. 과거에 얽매이지 마세요.

올해 105살. 유삼순 할머니는 기억력이 뛰어나다. ‘비행기’, ‘연필’, ‘소나무’ 3단어를 알려드린 뒤 다른 주제를 얘기하다 10분 뒤 확인해 보면 정확히 ‘비행기’, ‘연필’, 소나무‘를 기억할 정도다. 손아귀로 쥐는 힘을 알아보는 ‘악력 측정’도 12.5를 기록해 취재팀을 놀라게 했다. 특히 노화와 연관되는 CRP(만성염증) 수치는 0.3(mg/L)으로 정상범위를 훨씬 밑돌았다. 만성염증은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나타나는 ‘불필요한 염증’으로 동맥경화나 당뇨, 암, 치매 등의 원인이 된다. 할머니의 건강비결은 무엇일까? 할머니는 과거의 나쁜 기억은 가능한 빨리 잊는 것이라고 말했다.

“살다보면 억울할 때도 있어요. 힘들고 괴로울 때도 있고요. 하지만 그걸 기억해봐야 나아지는 건 없어요. 화만 나지요. 오늘은 오늘만 생각해요. 혼자 살다보니 애들이 그리워요. 그럴 때는 과거의 좋은 기억을 떠 올려요. 애들이 학교에 입학할 때, 장가 갈 때, 손자 낳고 고향을 찾아올 때...그런 것을 생각하면 갑자기 즐거워져요. 자꾸 웃음이 나와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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