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동물원에 가을이 오듯 이별이 왔습니다. 사자 먹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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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멘터리
청주동물원의 어떤 날


며칠 전
청주동물원 사자 먹보가 자유를 찾아 떠났습니다.
아마 지금쯤은 먼저 세상을 떠난
먹순이를 만났겠지요.

2003년 1월에 대전동물원에서 태어난 먹보는
같은 해 10월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날
청주동물원에 왔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며 용맹한 수사자로 성장해
21년의 세월을 살았습니다.

인간 나이로 하면 100세 사자 '바람이' 보다
1년을 먼저 태어난 먹보.

사람의 1년은 동물의 5년과 같다는 계산으로
어림잡으면 먹보의 나이는 105살 정도겠네요.

먹이를 잘 먹어서
‘먹보’라고 불렸던 사자는
스물한 해 동안 청주동물원의 수사자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먹보’는 중성화 수술로 멋진 갈기를 잃었고,
나이가 들면서 몸은 점점 쇠약해졌지만,
‘도도’라는 암컷 사자와 오순도순 정겹게 살았습니다.


몇 년 전부터 노화로 인한 증세가 악화되고 있었는데
지난여름 수사자 바람이가 오고 나서는
다시 눈동자에 생기가 돌고 활기를 찾는 듯했습니다.

‘바람’이는 ‘먹보’에게 일상 속 새로운 자극이자
긴장을 주는 이웃이 분명했습니다.

‘먹보’는 낯선 수사자의 등장에
암컷 ‘도도’를 지키려는 듯 경계 태세를 보였지만,

서서히 사자 ‘바람’이를 바라보기 시작했고,
동물복지사님들의 ‘마주보기’ 훈련으로
‘바람’이에 대한 경계는 '관심'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그렇게 긴장 속에서 지나가고
가을이 오자 먹보의 건강은 급속도로 악화됐습니다.

먹이 하나라도 더 먹이기 위해
동물복지사님들이 먹이를 잘게 썰어 주기도 하고,
영양제를 고기에 넣어 주기도 했지만,
먹이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먹보.

야생동물들은 특성상
약한 모습을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무리 극심한 통증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는 밀림의 왕 사자 먹보.

먹보 역시 사자로서의 위엄을
지키기 위해...
아픈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내실 구석에 누워 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암컷 ‘도도’만이
간간이 먹보 곁에 가서
먹보의 상태를 살필 뿐이었습니다.

먹이를 거부하고,
일어나 걷는 것조차 힘든 먹보.
청주동물원 수의사, 동물복지사들은
충북대학교 동물병원에 데려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노령의 사자, 먹보의 간은 이미 손상될 대로 손상돼 있었고,
여러 개의 종양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요추 손상으로 뒷다리가 마비됐고,
배뇨를 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깊고 큰 고통을
오랜 기간 혼자서 참아 온 먹보.

MRI, CT 촬영을 위해
마취된 먹보는
제가 최근에 봤던 중
가장 평온한 모습이었습니다.

제 착각일까요.
먹보의 얼굴에 있던 진한 눈물자국도 사라지고
깊은 주름도 옅어진 것 같았습니다.

이날, 먹보는
자유를 찾아 떠났습니다.

‘먹보’가 없는 내실을
돌아다니며 큰 소리를 내는 ‘도도’의 모습은
청주동물원 가족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무리생활이 습성인 사자인데다가
유난히 사이좋은 사자들이었기에
‘먹보’의 빈자리가 ‘도도’에겐 클 수밖에요.


청주동물원은
나이 든 동물, 아픈 동물,
사연 있는 동물들이 사는 곳입니다.

그래서 돌봄의 범위가 크고
아픔의 깊이가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평소에도 영상을 제작하면서
동물을 진심으로 아끼는
청주동물원 동물복지사, 수의사님들이
보면 볼수록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먹보’를 최선을 다해 보살피고
마지막까지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존경을 느낍니다.


모든 결정이
동물이 행복한 ‘동물복지’가 기준이 되는 곳
청주동물원이
우리 청주시립동물원이라는 것이
청주시 직원으로서, 청주시민으로서
너무나도 자랑스럽습니다.


‘먹보’가 그리운 분들은
청주동물원 야생동물보호소에서
조금만 올라가시면
추모관이 있습니다.

그곳에 ‘먹보’의 명패가 있습니다.

이제는 고통 대신 자유를 누리고 있을 먹보에게
응원의 말을 마음으로 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별’을 그들의 방법대로 묵묵히 받아들이는
청주동물원 수의사, 동물복지사님들도
많이 응원해주세요.

아무리 경력이 쌓여도
‘사랑하는 동물과의 이별’에는 적응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고령의 동물들이 사는 곳이라서
이 아픈 이별이 반복될 것이라는 걸 잘 알지만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동물들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근무하고 계십니다.


이 분들의 발걸음을
동물들이 먼저 알아보고 반기는 걸 보니
동물들도 이 노력을 아는 듯 합니다.

"먹보, 행복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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