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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_중도(中道)는 바른 견해이자 수행방법이다
중도(中道)는 바른 견해이자 수행론입니다. 바른 견해로의 중도는 상견(常見)도 단견(斷見)도 아닌 중(中)의 정견, 즉 연기(緣起)를 의미합니다. 한편 수행 방법으로의 중도는 감각적 욕망과 고행 양 극단에 빠지지 않는 중도 수행인 팔정도를 의미합니다. 이 팔정도, 중도수행은 연기를 체득하는 수행론이지요.
2. 연기(緣起), 세상의 진리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세상의 기본 원리, 진리는 ‘연기’입니다. 모든 것은 조건이 있으면 일어나고 조건이 소멸하면 소멸하는, 온 세상의 근본 성질이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지요. 후에 대승에서는 이를 법성, 법계라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상견(常見)과 단견(斷見)을 오갑니다. 모든 것이 조물주가 창조한 것이거나 (상견) 우연 발생한 것이라 (단견) 여깁니다. ‘나’라는 것도, 나라는 영혼이나 코어가 실체적으로 존재하기에 죽어도 내 영혼, 내 아트만은 계속 존재한다고 여기거나 (상견) 반대로 이 몸이 무너지면 나라는 것도 더 이상 없다고 (단견) 여기지요.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상견도 단견도 아닌 중(中)의 정견, 연기를 설하셨습니다.
“깟짜야나여, ‘모든 것은 있다.’라는 이것이 하나의 극단이고 ‘모든 것 은 없다.’라는 이것이 두 번째 극단이다. 깟짜야나여, 이러한 양극단을 의지하지 않고 중간[中]에 의해서 여래는 법을 설한다. 무명을 조건으로 의도적 행위가 ... 이같이 전체 괴로움의 무더기가 발생한 다. 그러나 무명이 남김없이 빛바래어 소멸하므로 의도적 행위가 소멸하고 ... 이같이 전체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한다.”
초기불전연구원, 상윳따니까야 2권, 「깟짜나곳따 경」 (S12:15)
이에 따르면 모든 것은 조건이 있으면 일어나고, 조건이 소멸하면 소멸합니다. 그렇기에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며, 그렇기에 생사에도 변하지 않는 영원불멸하는 내 영혼이나 아트만 같은 것은 없으며 (조건이 소멸하면 사라지니까) 반대로 이번 몸의 수명이 다 한다 해서 나도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태어나게 하는 조건인 갈애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이 오온의 흐름은 계속 이어질 테니까) 법들은 조건이 있어 일어난 것이기에 그 나름의 해롭고 유익한 작용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과거의 영향을 받는 것이고, 다시 현재 우리의 행위는 미래 경험의 조건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업과 과보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도 조건 따라 변하고 소멸하는 무상한 법이기에, 거기에 내 것, 나와 같은 실체는 없습니다. 이것이 연기에 대한 바른 견해입니다.
3_연기와 사성제(四聖諦)
모든 연기된 법들은, 조건이 사라지면 소멸합니다. 이렇게 변하고 사라지기에 무상합니다. 변하고 사라지는 것은 불만족스럽고 괴로움입니다. 무상하고 괴로움인 이 법에 내 것, 나, 내 자아라 할 만한 것은 없습니다. 이것이 고성제(苦聖諦)의 진리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연기의 진리를 모르기에, 무상, 고, 무아를 모르고, 이를 모르기에 즐기고(갈애) 집착하고, 그래서 괴로움이 일어납니다. 이 좋은 상태가 이 행복이 영원하다 착각하고 즐기며 집착하고, 그렇기에 그것이 변하고 사라지면 괴로워합니다. 세상에서 경험하는 좋은 느낌들을 행복이라 착각하여 즐기고, 집착합니다. 그래서 행복한 느낌이 사라지고 괴로운 느낌이 일어나면 괴롭습니다. 이 몸과 마음이 내 마음대로 의지대로 될 것이라 생각하고 내 것, 나라 어리석게 여겨 집착합니다. 그래서 내 몸과 마음이 변하면, 내 맘대로 안 되면 괴롭습니다. 이렇게 연기를 모르는 어리석음 때문에 갈애와 집착이 생기고, 그래서 괴로움이 생깁니다. 이것이 집성제(集聖諦)의 진리입니다.
그러므로 연기의 진리를 알면, 형성된 법들의 무상하고 괴로움이며 무아인 성질을 철저히 알면, 갈애와 집착이 사라집니다. 그러면 괴로움에서 벗어납니다. 이렇게 갈애가 소멸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멸성제(滅聖諦)의 진리입니다.
연기를 알려면, 이 세상이 모두 조건 발생임을 아는 바른 견해를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우선 듣고 배운 후, 계를 지켜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는 큰 불선법들을 절제하고, 그 토대 위에 삼매를 닦아 마음을 안정되고 청정하게 하여, 삼매의 마음을 기반으로 하여 바른 견해의 토대 위에 형성된 법들을 관찰하여 ‘실제로 모든 법은 조건 발생이구나’하는 지혜, 명지를 체득합니다. 그러면 어리석음이 버려지니, 갈애도 버려지고, 괴로움이 소멸하겠지요. 이렇게 계, 정, 혜를 닦아 가며 연기(중)를 알아가는 수행이 팔정도수행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곧 도성제(道聖諦)의 진리입니다.
4_팔정도(八正道)수행은 중도수행
부처님께서는 시간을 버리고 타락으로 이끄는 감각적 욕망에도 빠지지 말고, 몸을 해치고 수행에 도움이 안 되는 고행에도 빠지지 말고, 벗어남의 행복과 함께 하는 수행을 하라 하셨습니다. 이 길은 부처님께서 어릴 때 선정에 든 경험, 감각적 욕망은 없는데도 너무 행복하고 고요하고 평온한 마음 상태인 선정의 경험을 통해 발견하신 길입니다. 이 욕망과 고행, 양 극단에서 벗어난 선정의 행복, 벗어남의 행복과 함께 수행을 하라 하셨기에, 부처님께서 알려주신 팔정도 수행을 또한 중도 수행이라 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보았다시피 이 중도수행은 중의 정견(연기)을 체득해 가는 과정입니다.
또한 중도 수행은 계, 정, 혜 삼학으로 이야기하는데, 계는 수행의 토대가 되고, 실제로 정과 혜, 삼매와 지혜가 균형 잡혀 발전해가는, 정혜쌍수(定慧雙修)의 수행입니다. 이렇게 삼매와 지혜의 조화로운 발전이라는 의미에서 중도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5_중도수행의 단계
(1) 우선 부처님 법을 듣고(바른 견해를 듣고) 출가를 합니다. 세속에서라면 부처님 법에 따라 살겠다는 다짐, 즉 심출가를 하면 되겠지요. 그리고 계를 지킵니다. 더 나아가 감각기능도 단속합니다. 감각기능의 단속은 넓은 의미에서 계에 포함됩니다.
(2) 이렇게 계의 토대 위에 깨어있음에 전념하며 정지정념에 몰두합니다. 이는 일상 속 행주좌와(行住座臥) 어느 때나 자기 몸과 마음을 관찰하는 수행입니다. 좌선시에는 호흡을, 걸을 때는 발걸음을, 일상 속에서는 일상의 행위를 알면서 그것과 하나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방해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 마음이 대표적으로 다섯 가지 장애 요소, 오장애(五障礙)입니다. 이 오장애를 관찰하고, 지혜를 통해 버리고 내려놓으며, 호흡에, 발걸음에, 일상생활에 하나가 되려고 애를 쓰며 삼매를 키워나갑니다. 이때 장애를 관찰하고 버릴 때 바른 견해,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선 이 번뇌는 해로운 작용은 있지만, 조건 따라 일어난 실체가 없는 법이기에 내 것도 나도 아니라고, 나와 동일시하지 않고 그저 마음현상으로 장애로 관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장애도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무아이며, 때로는 해롭다는 지혜를 통해 장애를 내려놓고 수행 대상으로 돌아옵니다. 이렇게 바른 견해가 있으면 장애에 끄달리지 않고도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오장애가 내려놓아지면 삼매가 닦이고, 이 과정에서 지혜도 성장합니다.
(3) 오장애가 많이 내려놓아져서 수행대상과 마음이 하나 되는 삼매력이 생기면, 이렇게 고요해진 삼매의 마음을 토대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장애들의 원인, 조건을 파악해봅니다. 장애의 원인, 조건을 이해하다 보면 결국 장애 뒤에는 모든 것이 조건 발생임을 모르는, 연기를 모르는, 어리석음이 숨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앎이 생기면 어리석음이 버려지고, 장애 또한 버려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지혜가 성장합니다. 또한 삼매와 지혜가 성장하면, 장애들뿐 아니라 이런 선법들의 원인, 조건을 파악하면, 선법이 어떤 조건을 통해 일어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4) 이렇게 지혜가 커지면서 번뇌가 더 가라앉으면, 삼매도 더욱 강해지게 됩니다. 그러면 더 강해진 삼매력을 기반으로 지혜를 키우고, 이렇게 지혜와 삼매가 서로 조건이 되어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집니다. 이것이 계속되면 어느 순간 번뇌가 일시적으로 다 가라앉고 수행 대상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상태가 쭉 이어집니다. 이것이 선정입니다.
이렇게 조건을 아는 바른 견해를 바탕으로 수행하면, 선정은 지혜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장애를 내려놓는 지혜가 확실히 생기면 선정은 저절로 들어가집니다. 선정은 지혜의 결정판입니다. 혹여 선정에 들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지혜가 성장하기에 무조건 이득입니다. 이렇게 들어간 선정이 바른 삼매입니다.
이렇게 조건을 아는 지혜, 해로운 법이 일어나는 조건, 버리는 방법, 유익한 법이 일어나는 조건, 증장시키는 방법을 철저히 파악하면, 삼매에 드는 프로세스를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아는 사람은 다음에도 다시 삼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5) 이렇게 선정에 들면 번뇌가 일시적으로 사라진, 아주 특별히 청정하고 고요한 마음 상태가 됩니다. 이 마음으로 현상들의 조건을 철저히 알면, 연기를 철저히 통찰하면, 모든 번뇌가 사라집니다. 이것이 누진통이고, 사성제의 꿰뚫음입니다. 이렇게 중도수행은 조건 발생이라는 연기를 터득해가는 과정이며, 연기를 꿰뚫으면 사성제가 체득됩니다.
핵심은 모든 것이든 어떤 조건을 통해 일어났는지 파악하려는 마음입니다. ‘조건’을 기억하십시오. 번뇌, 괴로움이 있다면, 그것이 왜 생겼는지, 조건을 파악해봅시다. 어떤 과거 경험, 트라우마, 외부 조건이 있었는지, 그리고 근원적으로 그 밑에 어떤 어리석음이 조건으로 깔려있는지 파악해봅시다. 또한 번뇌에서 괴로움에서 벗어났다면, 어떤 조건이 변했기 때문에 번뇌가 사라지고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지 파악해봅시다. 중도수행은 조건을 파악해보려는 노력을 통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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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존재들이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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