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로 가득 찬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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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 의미, 에너지의 삼자관계와 기호생산이론

이번 시간에는 우선 물질-마음 이원론의 문제에 대해서 살펴보고나서, 봄의 물질-에너지-의미의 삼자관계와 퍼스의 지시체-기호체-해석체의 삼자관계의 유사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봄은 마음과 물질이 모두 내재적 질서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봅니다.
상대적으로 독립적이고 구별되는 물질들은 마음의 내재적 질서로부터 외향적으로 펼쳐져 나오는 것입니다.
마음과 물질은 공통된 바탕으로부터 나오며 서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으므로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둘은 씨줄과 날줄처럼 ‘섞여서 짜여(interweave)’ 있지요.
물질과 마음이 모두 내재적 질서에 바탕을 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몸-마음의 이원론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둘의 차이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내면소통 309-311)
전체로서의 우주는 내향적으로 펼쳐지는 전체로서의 내재적 질서다.
내재적 질서의 대표적인 것이 인간의 의식이다.
우주의 다른 모든 에너지처럼 의식도 일종의 ‘흐름(in flux)’이다.
물론 의식도 외재적 질서의 형태를 가질 수 있다.
구체적인 생각이나 감정 혹은 기억이 그러한 예다.
그런데 생각이나 감정 뒤에는 언제나 그것을 알아차리는 배경자아가 있다.
사물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공간이라는 배경이 있어야 하고,
소리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고요함이라는 배경이 있어야 하며,
물결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바다라는 배경이 있어야 하듯이
생각과 감정과 기억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배경자아가 있어야 한다.
즉 구체적인 생각이나 감정에는 항상 그것이 내포(imply)하는 전체로서의 내재적(implicate) 질서인 배경자아가 있게 된다.

데이비드 봄의 이론을 따르자면 의식의 본질이야말로 전체로서의 내재적 질서다.
실제로 생각의 구조, 기능, 작동, 내용 등이 모두 내재적 질서 속에서 이루어진다.
생각의 외재적-내재적 질서 사이의 관계는 사물들의 외재적-내재적 질서 사이의 관계와 유사하다.
외재적 질서는 내재적 질서의 특수하고도 부분적인 존재일 뿐이다.
생각이나 감정이나 기억은 배경자아의 일부가 뭉치거나 들뜬상태(excited mode)에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치 물결은 바다 전체의 극히 일부가 잠시 들떠 있는 상태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알아차림의 주체로서의 배경자아는 생각, 감정, 기억 같은 마음작용의 일종의 장(field)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기계론적 세계관을 정립한 대표적인 철학자인 데카르트는 물질과 마음을 철저하게 구별했다.
데카르트가 직면했던 문제는 마음(인식체)이 도대체 어떻게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존재인 물질(연장체)을 인식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카르트는 어쩔 수 없이 신(God)을 끌어들였다.
신은 연장체와 인식체를 모두 창조한 창조주이므로 오직 신만이 둘 사이의 연관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신으로서의 인간이 물질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신이라는 존재 덕분이고, 나아가 인간이 이 세상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강력한 근거라는 것이다.
물질과 마음의 이원론은 관찰자와 관찰대상의 이원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는 또 다른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우리가 우주의 전체성을 논한다 하더라도, 즉 우주를 ‘하나의 전체’로 본다 하더라도 관찰자와 관찰대상을 구분하는 한 관찰자는 그 전체성에서 벗어나 있을 수밖에 없다.
우주를 ‘하나의 전체’로 바라보는 관찰자는 관찰대상인 그 우주의 일부가 될 수 없다.
또 관찰자가 여럿 있을 수밖에 없는데, 각각의 관찰자는 다른 관찰자에게 관찰대상으로 드러나게 된다는 문제도 발생한다.
더군다나 데카르트의 논리를 따르자면 우리는 신의 존재를 깨닫고, 신의 뜻을 이해하고, 신의 존재를 믿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신을 ‘인식’의 대상으로 삼아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이 인간의 인식 대상이 되는 순간 신은 더 이상 인식의 주체와 대상을 통합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봄에 따르면 물질과 마음의 이원론 문제는 내재적 질서의 관점으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내재적 질서의 관점에 따르자면 물질과 마음은 원래 ‘전체로서 하나의 실체(one reality)’의 두 가지 측면에 불과하다.
내재적 질서가 직접적으로 경험될 수 있는 영역이 바로 의식이다.
각 인간의 의식은 전체로서의 존재가 내향적으로 펼쳐진 것이다.
각 개인은 내재적 질서의 일부로서 우주 전체와 다른 인간들 전체와 내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소마-시그니피컨스의 개념이 함축하는 것은 소마(물질적인 것)와 그것의 의미인 시그니피컨스(정신적인 것)는 하나의 실체(reality)의 두 측면이지 분리된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말하자면 이것은 전체로서의 실체가 드러나는 (외적으로 펼쳐지는) 두 형태인데,
인간 몸의 감각 작용에 의해 지각된 것으로 드러나는 것이 물질이고,
인간의 의식 속에서 드러나는 것이 의미다.
이 둘은 서로를 내포하고 있다. 모든 물질은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모든 의미는 결국 특정한 사물이나 대상에 관한 것이다.
본질적으로 같은 물질과 의미가 구분되는 것은 인간의 몸과 의식에 의해서다.
소마-시그니피컨스의 관계는 여러 층위(level)에서 작동한다.
이는 마치 우리가 앞에서 살펴본 프리스턴의 심층(deep) 능동적 추론 시스템에서 상향하는 감각정보와 하향하는 예측오류 시스템이 위계적인 구조를 갖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봄의 소마-시그니피컨스는 기호학에서의 ‘기호(sign)’의 개념과 매우 비슷하다.
기호는 물질과 의미의 결합으로 정의된다.
기호는 의미를 실어 나르는 물질인 동시에 물질화된 의미다.
봄이 소마-시그니피컨스 관계의 사례로 드는 것은 종이에 인쇄된 잉크 자국이 독자에게 의미를 전달하는 경우나, 텔레비전 화면을 구성하는 화소들이 시청자에게 의미를 전달하는 경우 등이다.
이것은 모두 ‘기호현상(semiosis)’이다.
봄은 비록 ‘기호’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의 소마-시그니피컨스의 관련성에 대한 설명을 살펴보면 결국 우주의 모든 것을 기호현상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데이비드 봄의 이러한 관점은 찰스 샌더스 퍼스와 매우 비슷하다.
퍼스 역시 우주가 물질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고 물질과 의미로 이뤄져 있다고 보았다.
그렇기에 “이 우주는 기호로 가득 차 있다”라고 본 것이다.
퍼스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어떤 현상을 설명하는 것은 결국 이 우주 전체를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데 우주 전체는, 단지 물질적 존재들의 집합으로서의 우주뿐 아니라 물질적 존재의 우주를 포함해서 우리가 흔히 ‘진리’라고 부르는 모든 비물질적 존재까지를 아우르는 전체로서의 이 우주는, 전적으로 기호로 만 구성된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적어도 기호로 가득 차 있다."

기호는 반드시 물질적 기반을 필요로 한다.
기호는 지각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물질적 기반이 없는 것은 우리 몸에 의해 지각될 수 없으며,
지각될 수 없는 것은 기호가 될 수 없다.
순수한 아이디어나 의미 자체는 그것이 지각될 수 있는 사물에 의해 표현되지 않는 한 기호가 될 수 없다.
이처럼 기호현상은 언제나 세 요소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지시체(object 혹은 referent), 기호체(sign vehicle 혹은 representamen), 그리고 해석체(interpretant 혹은 sense)다.
여기서 ‘해석체’는 사람일 수도 있고 그 사람의 기호에 대한 생각일 수도 있고 혹은 기호의 의미일 수도 있다.
(1)기호가 가리키는 사물로서의 대상,
(2)어떤 대상을 지시하는 기호,
(3)대상과 기호를 한데 묶어내는 의미의 세 요소는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기호현상을 만들어낸다.
이 삼자관계에서 각각의 존재는 나머지 둘에 의존한다.
예를 들자면 (1)실제 세상에 존재하는 구체적인 동물로서의 ‘개’가 대상이며,
(2)그 대상을 가리키는 ‘개’라는 글자나 단어가 기호체이고,
(3)네발 달린 충성심 가득한 반려동물이라는 ‘의미’를 지닌 추상적 존재로서의 ‘개’가 해석체다.
이러한 삼자관계는 봄의 물질, 의미, 에너지의 삼자관계와 매우 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봄의 소마-시그니피컨스 관점에 따른 물질-의미-에너지(matter-meaning-energy)의 관계는 퍼스의 기호현상에서 지시체-기호체-해석체(referent-representamen-interpretant)의 관계와 정확하게 대응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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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Entering Bohm’s Holoflux By Lee Nichol
(전자 책 무료로 다운 받기)
https://paricenter.com/product/enteri...

리 니콜 동영상:
   • Entering Bohm's Holoflux Promo  

기호로서의 예술작품과 관객의 역할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당선작, 1998)
https://brunch.co.kr/@tomasch22/20

'텅 비어 있음이 작품의 일부' - 시사저널 기사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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