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 꽃마차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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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이야기

1917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반야월(半夜月) 선생님(아니 여기에서는 진방남(秦芳男) 선생님이라고 표기하는게 맞겠네요.)은 1939년 전국 신인 남녀콩쿨에서 입상하면서 가수로서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듬해인 1940년 '불효자는 웁니다'를 발표하면서 인기 가수의 반열에 오르게 되지요.

오늘 들려드리는 노래 '꽃마차'는 진방남 선생님께는 무척 소중한 의미가 담긴 곡이라고 소개할 수 있겠는데요. 가수로서 작사까지 손대는 것을 주제넘는 일이라고 여겼던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 때문에 '반야월'이라는 이름을 처음 사용하면서 작사가로서 데뷔한 곡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음악 역사상 가장 많은 히트곡을 작사한 작사가로 아직까지 깨지지 않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반야월 선생님은 그 기록 만큼이나 다양한 필명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추미림(秋美林), 박남포(朴南蒲), 남궁려(南宮麗), 금동선(琴桐線), 허구(許久), 고향초(高香草), 옥단춘(玉丹春), 백구몽(白鷗夢) 등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추어 여러 필명을 사용하셨다고 합니다.

'꽃마차'는 서울을 묘사한 첫 노래로 인식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노래의 원래 소재는 '꽃서울'이 아닌 '하루삔'(하얼빈)이었다고 합니다. 애초에는 태평레코드 소속 가수와 작곡가들이 순회공연을 떠나 만주 하얼빈에 도착했을 때 느낀 이국정인 정취를 가사에 담아 작사한 곡인데요. 노래의 밝은 리듬과 희망적인 가사와는 대조적으로 여러차례 고초를 겪기도 했답니다. 월북작가의 작품으로 오인되어 금지곡이 될 뻔 하기도 했고, 이데올로기가 대립하던 시절에는 중국을 적성국가지명, 그러니까 우리가 중국을 중공이라 부르던 시절에는 금지곡으로 지정되기도 했지요.

"노래하자 꽃 서울 춤추는 꽃 서울
아카시아 숲속으로 꽃마차는 달려간다
하늘은 오렌지색 꾸냥의 귀걸이는 한들한들
손풍금 소리 들려온다 방울소리 울린다

울퉁불퉁 꽃서울 꿈꾸는 꽃서울
알곰 삼삼 아가씨들 콧노래가 들려온다
한강물 출렁출렁 숨 쉬는 밤하늘엔 별이 총총
색소폰 소리 들려온다 노랫소리 들린다

푸른 등잔 꽃서울 건설의 꽃서울
뾰족 신발 바둑길에 꽃양산이 물결친다
서울의 아가씨야 내일의 희망 안고 웃어다오
맨돌린 소리 들려온다 웃음소리 들린다"

결국 반야월 선생님은 하얼빈과 관련된 단어들을 서울을 표현하는 말로 바꾸어 다시 '꽃마차'를 발표하게 됩니다. 노래하자 '하루삔'은 노래하자 꽃 서울로 바뀌고, 송화강은 '한강물'로, 대정금 소리는 만돌린 소리로 바뀌었습니다. 송화강은 백두산에서 시작해 만주를 흐르는 강의 이름이고, 대정금은 가야금과 기타를 섞어 놓은 듯한 일본의 전통 악기입니다.

가사 중 바뀌지 않은 '하루삔'의 흔적은 1절의 '꾸냥'이라는 단어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지금은 잘 쓰이지 않지만 중국어로 姑娘, 즉 아가씨를 뜻하는 말입니다.

반야월 선생님의 작사 인생은 아무리 얘기해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습니다. '울고 넘는 박달재', '단장의 미아리고개', '산유화', '산장의 여인', '무너진 사랑탑', '만리포 사랑', '열아홉 순정', '아빠의 청춘', '소양강 처녀'등 히트곡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전국 곳곳에 선생님의 노래를 기념하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2012년 95세의 나이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가수로서 또 작사가로서 많은 활동을 하셨습니다.

일제 말기에 군국가요를 부르고 가사를 써서 2008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기도 했는데요. 소천하시기 2년 전인 2010년 인터뷰를 통해 "무슨 말을 해도 핑계다. 있었던 일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매우 후회스럽고 사죄한다."는 내용으로 국민들에게 친일 행적에 대해 사과한 일도 있었습니다.

뜻하지 않게 '서울의 노래'가 되어버린 꽃마차는 오랫동안 희망의 메세지를 담고 우리 국민들의 애창곡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정확히 77년 전 봄 발표된 이 노래가 긴 세월을 지나 다시 찾아온 이 봄에 우리를 추억 속의 길로 걷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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