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 서울야곡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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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이야기

'대한민국 1호 가수' 현인 선생님에 대한 수식어는 아무리 멋진 말로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늘 그립고 보고싶은 현인 선생님. 우리 곁을 떠나신 지도 벌써 15년이 훌쩍 넘었지만 선생님의 노래는 아직까지도 많은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이 설립되고 맨 처음으로 앨범을 발매해서 '제1호 가수'라는 말을 붙이곤 하지만, 현인 선생님의 음악은 그 어떤 가수의 음악보다도 독창적이고 특별합니다. '비 내리는 고모령', '굳세어라 금순아', '신라의 달밤', '럭키 서울' 등 수많은 히트곡들이 있지만 오늘 들려드리는 곡 '서울 야곡'은 탱고 리듬에 서울의 밤거리를 묘사한 곡으로 편곡의 완성도나 세련미를 볼 때 1950년 발표된 곡이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네요.

일본 우에노 음악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한 현인 선생님은, 무대를 사랑했지만 성악가가 유행가를 부를 수는 없다며 자존심을 지키다 작곡가 박시춘 선생님의 권유로 '신라의 달밤'을 부르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됩니다. 신민요나 트로트가 아닌 성악에 기반을 둔 독특한 창법은 첫 소절만 들어도 현인 선생님의 노래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합니다. 박시춘, 유호 콤비와 함께 여러 곡을 히트시키던 중 중국 베이징 형무소에서 4개월간 수감 생활을 하게 되는데, 감옥 안에서 서울을 떠올리며 만든 노래가 바로 이 '서울야곡'입니다. 작곡자로 표기된 현동주(玄東柱)라는 이름은 현인 선생님의 본명이고, 유호 선생님께 가사를 의뢰하여 완성되었습니다.

"봄비를 맞으면서 충무로 걸어갈 때
쇼윈도 그라스에 눈물이 흘렀다
이슬처럼 꺼진 꿈 속에는
잊지 못할 그대 눈동자
샛별같이 십자성같이 가슴에 어린다

보신각 골목길을 돌아서 나올 때엔
찢어버린 편지에는 한숨이 흘렀다
마로니에 잎이 나부끼는
이 거리에 버린 담배는
내 맘같이 그대 맘같이 꺼지지 않더라

네온도 꺼져가는 명동의 밤거리에
어느 님이 버리셨나 흩어진 꽃다발
레인코트 깃을 올리며
오늘 밤도 울어야 하나
베가본드 마음이 아픈 서울 엘레지"

3절까지의 가사를 들여다보면 그 당시 서울의 중심가인 충무로, 보신각(종로), 명동이 등장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었기에 비교적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우울한 정서가 느껴집니다. '네온', '쇼윈도 그라스', '마로니에', '레인코트'등의 단어는 서양식 도시의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1930년대에도 탱고 음악이 발표된 적은 있었지만, 대중적으로 탱고를 알리게 된 첫번째 곡이 바로 이 '서울야곡'입니다. 1950년과 지금 서울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지만 노래 속 주인공과 우리의 모습은 많이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도시의 적막함과 쓸쓸함 속에서 우리는 쉴새없이 움직이고 허탈해하지요. 봄비가 내리는 이 계절에 노래 속으로 들어가서 1950년의 서울을 떠올려보며 잠시나마 한 걸음 쉬어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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