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 임금님의 첫사랑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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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이야기

1972년, TBC 방송국에서는 조선시대 여인들을 주인공으로 한 사극을 시리즈로 제작해서 방영했는데요. 정사보다는 야사에 작가의 상상이 곁들여진 창작을 가미해서 조선시대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 드라마는 '조선여인 5백년사'가 올바른 표기지만, 이때만 해도 '이씨 조선'이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조여인 5백년사'라는 타이틀로 방송되었습니다. ‘이조여인 5백년사’는 1972년부터 1979년까지 14개의 작품을 만들었는데, 연출은 김재형 PD가 그리고 극본은 신봉승 작가가 맡았고, 이 두 사람은 훗날 MBC에서 ‘조선왕조 500년’이라는 사극 시리즈로 또다시 호흡을 맞추게 되죠.

당시 14개의 시리즈 중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고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는 바로 ‘임금님의 첫사랑’이라는 작품이었는데요. 1975년 9월에 첫방송을 시작해서 1976년 4월에 막을 내린 ‘임금님의 첫사랑’은 조선의 25대 임금이었던 철종의 파란만장한 일생과 강화도에서 만난 처녀 ‘양순’과의 애틋한 사랑을 그리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조선시대의 여러 임금 중에서 ‘철종’은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인물인데요. 1963년, 라디오 드라마로 ‘강화도령’이 방송되면서 인기를 얻자, 같은 해에 신상옥 감독이 영화 ‘강화도령’을 연출해서 개봉했고요. 1975년에 드라마 ‘임금님의 첫사랑’ 역시 철종의 야사를 중심으로 만들어졌고, 최근에 방영됐던 ‘철인왕후’라는 드라마 역시 철종의 이야기를 담아 인기를 모았습니다.

이렇듯 ‘철종’이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다른 왕족과 달리 강화도에서 유배생활을 하다가 임금에 즉위했기 때문인데요. 이복형의 역모에 휘말려서 14살 때 강화도에 유배됐던 죄인 신분에서 하루아침에 임금에 즉위하는 과정이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이야기였고, 그러다보니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역사적 사실에 창작자의 상상을 더한 팩션 드라마를 만들었습니다.

역시 드라마 ‘임금님의 첫사랑’도 정사라기보다는 야사에서 출발한 드라마였는데요. 강화도에 유배돼서 살고 있던 왕족 ‘원범’은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순수한 처녀 ‘양순’과 사랑을 나누며 결혼을 약속하는데요. 갑자기 헌종이 승하하고, 후사가 없자, 수렴청정을 꿈꾸었던 순원왕후는 왕족인 ‘원범’을 다음 임금으로 지목하게 됩니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궁에 입궐하게 되면서 양순과 생이별을 하게 된 ‘원범’은 철종으로 즉위하고, 중전을 맞이하게 되지만, 양순을 잊지 못합니다. 이런 철종의 마음을 헤아린 중전이 양순을 궁에 데려와 후궁으로 추천하지만, 대왕대비와 안동김씨의 반대로 두 사람은 또다시 눈물의 이별을 하게 되고요. 결국, 양순을 그리워하다 철종은 승하하고, 양순은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어 먼 길을 떠난다는 이야기가 ‘임금님의 첫사랑’입니다.

드라마에서는 탤런트 김세윤씨가 ‘철종’이 되는 ‘원범’으로 나오고, ‘양순’ 역엔 탤런트 ‘김미영’씨가, 그리고 욕심없고 어진 ‘철인왕후’ 역할엔 ‘최유리’씨가 열연했는데요. 특히, 양순 역을 맡은 ‘김미영’씨는 드라마 후반부에서 우리나라 여자 탤런트 최초로 ‘삭발’장면을 연기해서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철종과 양순의 순수하고 애틋한 사랑과 이별은 수많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셨죠. 그리고, 드라마 못지 않게 주제가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그 노래가 바로 김기평 선생님이 작사하고, 김인배 선생님이 작곡한 이미자 선배님의 ‘임금님의 첫사랑’입니다.


‘ 강화섬 꽃바람이 물결에 실려오면
머리 위에 구름 이고 맨발로 달려나와
두 마리 사슴처럼 뛰고 안고 놀았는데
갑곶이 나루터에 돛단배 떠나던 날
노을에 타버리네 임금님의 첫사랑

어려서 같이 놀던 그리운 강화섬에
흐르는 세월따라 꽃은 피고 지는데
보고픈 그리운 님 언제나 오시려나
갑곶이 나루터에 빈 배만 돌아오네
어디로 가시려나 임금님의 첫사랑 “


이미자 선배님이 노래한 ’임금님의 첫사랑‘은 같은 제목의 두 곡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오늘 들려드리는 드라마 ’임금님의 첫사랑‘ 주제가고요. 또다른 노래는 1967년에 만들어진 ’임금님의 첫사랑‘이라는 영화의 주제가인데요. 1967년에 신성일씨와 문희씨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임금님의 첫사랑‘은 ’철종‘과 ’양순‘이라는 이름 대신, 궁에서 잠시 외출한 임금이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평민 처녀와 순수한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로, 백영호 선생님이 작곡하고, 임희재 선생님이 가사를 쓴 주제가 역시 이미자 선배님이 노래해서 인기를 모았었죠.

요즘 역사학자들은 ’철종‘이란 인물에 대해서 그동안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바로 잡고 있는데요. 그동안 야사나 드라마를 통해서 철종이 일자무식이었다거나 정사를 등한시했다는 것은 너무 과장된 사실입니다. 실제로는 강화도에서 유배생활이 5년이었고, 그 전에 소학까지 깨우쳤으며, 비록 안동김씨를 포함한 세도가들에 의해 개혁이 제대로 실천되지 않았지만, 백성들의 삶을 체험했기 때문에 조세개혁을 통해 백성들의 부담을 낮춰주려 노력했습니다. 철종의 왕비 철인왕후의 말에 따르면 철종은 수라상의 값비싼 음식을 밀어내고, 옷의 사치도 경계했다고 전해집니다.

’양순‘ 역시 정사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야사‘에 나오는 인물인데요. 비록 창작자의 상상이 많이 가미된 팩션의 사랑이야기라고 할 지라도, 지금 현재 ’강화나들길 14길‘, ‘용흥궁’에서 ‘찬우물 약수터’ 그리고 ‘철종 외가’를 잇는 11.7 킬로미터의 길을 '강화도령 첫사랑 길’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신분을 뛰어넘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기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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