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과 추위가 혹독한 오지 마을 흘리! 떠나야만 했던 이유가 남아야만 하는 이유가 된 젊은 토박이들이 산다! [사람과 사람들 KBS 20170208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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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들] 고립돼도 괜찮아 수상한 오지마을

▶눈, 바람, 혹독한 추위로 1년의 반이 겨울인 흘리
진부령 고개를 따라간 해발 700m의 산골엔 아담한 분지마을 흘리가 있다.
실향민들이 산자락에 화전을 일구며 정착한 마을이자 우리나라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려 고립이 일상인 산골 오지
한 때는 국내 최초로 스키장이 개장돼 관광객들로 활기를 띠었지만 10년 전 스키장이 문을 닫은 후 빛바랜 현수막과 버려진 리프트만이 남겨져 있다. 새로운 일을 찾아 외지인들은 흘리를 떠났지만 도시로 갔던 젊은 토박이들은 오히려 고향에 돌아와 정착하는 추세
이들을 이끈 오지마을 흘리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일까?

▶역발상으로 찾아낸 고향의 선물
산간 오지, 폭설, 추위. 마을의 환경적 조건을 재앙이라고만 여기던 그때 50대의 젊은 토박이들은 생각을 바꿨다.
고지대의 낮은 기온을 이용해 피망, 치커리 등의 특용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고 산, 바람, 해풍 그리고 그 지겹던 눈을 이용해 황태 덕장을 열었다. 가난한 화전민의 자식이었던 토박이들은 이제는 서울 가락시장에 출하되는 피망의 70퍼센트를 점유하고 가구당 연간 1~2억의 매출을 자랑하는 부농마을의 어엿한 농사꾼이 되었다.
떠나야만 했던 이유가 남아야만 하는 이유가 된 마을 그곳에는 젊은 토박이들이 산다.

▶‘눈’을 눈여겨보니 보물이 보이더라
고향이 준 선물로 높은 수익을 올린 사람들은 폭설과 고립, 매서운 바람이 반복되는 긴긴 겨울날을 피해 속초, 강릉 등 도심에 집을 마련해 겨울을 난다. 흘리 토박이인 정원(55) 씨는 그런 흘리의 겨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른 지역은 이상기후 현상으로 온도가 계속 올랐지만 기온이 낮고 눈이 많은 해발 700m의 흘리는 황태덕장을 차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고향에 덕장을 연 정원(55) 씨와 라흥수(59) 씨의 아이디어와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매서운 찬바람과 적당히 쌓인 눈은 황태에 최고의 보약이었고 소문을 들은 고기주인들은 ‘내 고기도 걸어달라’며 흘리의 덕장으로 모여들었다.

▶고향에 살어리랏다
흘리 사람들은 고향에서 저마다의 보물을 찾는다. 최석철(71) 할아버지에게는 매일 보는 고향 산천이 보물이다.
‘맨날 보는 풍경이지만 매번 달라. 순간순간의 경치를 담는 게 난 신비스러워’ ‘눈 치우는 도사’가 됐다는 권영철(71) 할아버지 부부에게도 고향은 언제까지나 함께 하고 싶은 인생 터전이다.
늘 한결같은 고향의 품에서 숨은 보석을 발견하고 키워가는 사람들 그들에게 고향은 추억이자 행복이요 미래의 먹거리다.

#오지마을 #귀향 #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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