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 낭랑 18세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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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이야기

6.25 전쟁 직전인 1949년에 발표된 '낭랑 18세'는 유호 작사, 박시춘 작곡의 작품으로 우리에게는 가수 한서경씨의 리메이크 버젼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곡입니다.

노랫말에는 제주도를 표현하는 단어가 없지만, 우연히도 원곡 가수인 백난아 선생님과 한서경 씨 모두 제주도 출신이라고 하네요.

1923년 5월 16일 제주에서 출생한 백난아 선생님은 1940년에 가수로서 정식으로 데뷔하게 되는데, 어린 나이에 나이를 속이고 활동을 했다는 추측이 있어 1923년이라는 기록은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오금숙'이라는 이름으로 성장하다가 백년설 선생님의 수양딸이 되면서 '백난아'라는 이름으로 '오동동 극단'이라는 곡을 취입하면서 가수의 길을 걷게 됩니다.

전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노래 '찔레꽃'으로 유명한 백난아 선생님이지만, 발표했던 곡 중에는 유난히 '낭랑'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노래가 많습니다. '아리랑 낭랑', '도라지 낭랑' 그리고 이 노래 '낭랑 18세'까지. 한자로 표기하면 '朗朗' 즉 밝고 명랑하다는 뜻이 되겠네요.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출신의 세계적 피아니스트도 '朗朗' 랑랑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광복 이후 아직 전쟁이 시작되기 전의 시대적 배경 때문인지 노래의 분위기는 무척 밝고 즐겁습니다. 그리운 연인을 기다리는 애틋한 마음을 '소쩍새'라는 매개를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음악적으로는 신민요의 영향을 받은 듯한 흔적이 보이는데요. 저는 이 노래를 부르면서 문득 Tony Orlando & Dawn의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이라는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이 노래는 한참 뒤인 1973년에 발표된 팝송이고 '낭랑18세'와는 어떤 연관성도 없는데 왜 갑자기 생각이 난 것일까요.

이 노래 속의 주인공은 3년의 형기를 마치고 감옥에서 갓 출소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고향의 집이지만 주인공을 반겨줄 지, 외면할 지는 알 수가 없고 출소 전 간절한 마음에 그녀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나를 아직 사랑하고 기다리고 있다면 동네 앞 오래된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하나 묶어 주세요. 만약 버스 안에서 내가 리본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나는 그대로 버스에 탄 채로 떠나갈 거예요." 버스의 승객들과 운전사 모두 숨을 죽이며 마을 어귀로 들어서는 순간 주인공은 믿지 못할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오래된 참나무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던 것이지요. 버스 안에는 환호의 박수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낭랑 18세'에 등장하는 소쩍새 또한 기쁨을 가져다 주는 소재입니다. 소쩍새가 울면 떠나간 님이 돌아오고, 풍년이 찾아 온다고 하는데 이 소쩍새는 올빼미과의 새로 한국, 중국, 러시아에 분포해 있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소쩍새가 ‘솟쩍’ 하고 울면 다음 해에 흉년이 들고, ‘솟적다’라고 울면 ‘솥이 작으니 큰 솥을 준비하라’는 뜻에서 다음 해에 풍년이 온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소쩍새의 우는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으니 우는 소리를 구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여러분에게는 행운을 가져다 주는 그 '무언가'가 있으신가요? 18세 청춘의 추억을 꺼내며, 우리들 각자의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는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이 노래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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