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는 내 주변 환경에 대해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 다섯 종류의 감각 정보를 전달해주는 기관이 있습니다.
이 밖에도 우리 몸 내부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감각기관들이 더 있습니다. 균형에 관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전정기관, 몸의 움직임과 위치와 부하에 대한 감각을 전달해주는 고유감각, 여러 장기로부터 전달되는 내부감각 등이 있습니다.
감정이나 통증과 관련해서 특히 중요한 것이 내부감각(interoception)인데, 이것을 우리는 5감각에 이어 여섯번째 감각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내부감각 정보는 여러가지 만성적인 통증이나 부정적인 감정상태의 기반이 됩니다.
이러한 내부감각 정보에 대한 추론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이에 대해 무감각해지거나 또는 지나치게 예민해지게 됩니다. 그 결과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통증에 시달리게 되거나 또는 불안장애나 분노조절장애등 여러가지 감정조절장애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번 강의를 통해서는 내부감각 정보에 대한 알아차림 훈련을 통해서 우리 몸의 능동적 추론 시스템을 보다 건강하게 만들고 나아가 통증과 감정으로 인한 고통과 시달림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알로스태시스의 개념을 통해 만성통증과 감정조절장애를 보다 깊이 이해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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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면소통, pp. 456-457)
내부감각에 대한 자각 능력을 키운다는 것은 내 몸이 나에게 하는 이야기를 더 분명하게 알아들을 수 있게 되는 것, 즉 내 몸과의 내면소통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몸에는 시각・청각・촉각・후각・미각 등 다섯 가지 감각을 받아들이는 별도의 감각기관이 있다.
이들은 모두 외부 환경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외부감각기관이다.
외부 환경이 아닌 우리 몸 내부의 정보를 전달해주는 두 개의 감각시스템이 더 있는데, 이것이 바로 내부감각과 고유감각이다.
내부감각은 주로 내장기관의 움직임에 의해 생기는 것이고, 고유감각은 주로 팔다리 등 사지의 움직임에 관한 것이다.
내부감각이나 고유감각이 전달하는 감각정보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자동처리된다.
하지만 위급하거나 비정상적인 상황일 때는 뇌의 능동적 추론을 통해 그 의미가 부여된 뒤에 의식에 떠오른다.
이는 허기, 갈증, 가려움, 배변욕 등의 느낌이나 불쾌감, 불안, 분노 등의 부정적 정서 혹은 여러 가지 형태의 통증 등으로 나타난다.
내부감각에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느낌이나 위장이 꿈틀하는 듯한 느낌처럼 우리가 의식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훨씬 더 많은 내부감각 신호는우리 의식에 떠오르지 않아 느낄 수조차 없다.
중추신경계는 수많은 내부감각 신호들을 선별해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신호는 무시하고, 반응해야 할 신호에 대해서도 대부분 의식의 개입 없이 알아서 자동적으로 처리한다.
이러한 반응 중에서 일부 내부감각 신호만 의식에 떠오르는데 그것이 불쾌감이나 통증과 같은 것이다.
감정은 내부감각에 대한 반응 중에서 의식에 떠오르는 특수한 한 형태인 셈이다. 따라서 감정을 잘 인지하고 조절하기 위해서는 내부감각 신호에 대한 자각 능력을 키우는 내부감각 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출처: 내면소통 pp. 405-409)
그리스어로 ‘알로스(allos)’는 ‘다름’ 또는 ‘변화’를 뜻하며 ‘스태시스(stasis)’는 ‘현상유지’를 뜻한다.
알로스태시스는 서로 반대되는 개념을 결합한 것으로 ‘변화 속의 안정(stability through change)’이라는 역설적인 개념이다.
수십 년 전부터 알로스태시스의 개념을 주장해온 피터 스털링(Peter Sterling)은 ‘항상성(homeostasis)’이라는 개념은 생명현상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신체조절작용의 근본 목적은 신체 내부 환경의 지속적인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신체 내부 환경을 끊임없이 변화시켜서 생존과 번식을 더 잘하도록 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항상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피드백을 통해 원래 상태에서 벗어난 차이점을 줄여가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원상회복’의 조절작용만으로는 생명체가 살아가기에 부족하다.
생명현상을 위한 조절작용은 외부자극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피드백보다는 능동적인 ‘예측’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알로스태시스 개념의 핵심이다.
알로스태시스는 이처럼 항상성보다 더 포괄적이고 역동적이며 시간의 흐름까지 고려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항상성이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자극에 대해 부적(negative)인 혹은 정적(positive)인 피드백을 통해 균형을 회복하는 것을 지칭하는 좁은 개념이라면, 알로스태시스는 몸 전체의 신진대사와 면역시스템 등이 모두 관여해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하며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가는 포괄적이고도 역동적인 ‘예측적 조절’ 과정을 의미한다.
또 항상성 유지가 신체의 특정 부위나 기능의 안정성을 위해 국지적으로 어떠한 일이 필요한가에 초점을 맞추는 개념이라면, 알로스태시스는 신체 전반의 작용은 물론 의식과 행동의 변화까지 고려하는 역동적인 과정에서 균형을 이루기 위한 뇌의 통합적인 기능에 방점을 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항상성의 관점에서 벗어나 알로스태시스의 관점에서 우리 몸과 뇌의 작용을 파악하게 되면 질병에 대한 치료의 관점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항상성 유지의 관점에서 질병을 바라보면 특정한 신체 기관이나 기능 이상에 초점을 맞춰서 그것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기 위한 개입을 하게 된다.
하지만 알로스태시스의 관점에서 질병을 바라보면 몸의 전체적인 변화를 통한 안정성 획득을 추구하게 된다.
스털링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약물치료가 ‘원래 상태로의 회복’이라는 잘못된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비판한다.
대부분 정신질환자의 신경망 작동기제를 보면 그 자체로는 별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오히려 환경에 대한 감각정보의 해석에 따른 잘못된 예측적 조절에서 찾아야 한다.
따라서 알로스태시스 관점은 좀 더 통합적인 관점에서 폭넓은 접근을 해야 함을 강조한다.
뇌는 신체 작용의 다양한 불균형상태를 감정, 느낌, 기분으로 느낄 수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몸 전체의 작동 과정에서 아직 알로스태시스에 도달하지 못했을 경우에 예측오류 일부가 내 의식에 불편함이나 불쾌감 혹은 고통으로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몸이 불편함을 의식에 하소연하는 것이다.
그것이 감정이고 통증이다.
우리의 의식은 예측오류 상태를 ‘불편하고 불쾌한 어떤 느낌’으로 받아들이는데, 그래야 그 상태를 그냥 두지 않고 신속하게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불쾌한 느낌, 즉 부정적인 감정은 일시적으로 발생했다가 곧 사라진다.
우리 몸은 저절로 균형을 잡아가려는 강력한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
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예측오류 상태가 지속되고 그에 대한 수정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두려움이나 분노 등의 부정적 정서가 시도 때도 없이 불현듯 올라오거나 만성적으로 통증이 지속되는 상태가 된다.
이것이 감정조절장애의 본질이다.
감정이 불편해지면 반드시 통증도 생기게 마련이다. 감정과 통증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다
(내면소통, p. 451)
나의 내면으로 주의를 돌리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 내 몸 내부에서 전해지는 감각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다.
내장의 느낌이나 심장박동에 주의를 집중해보는 것이다.
이것이 내부감각 훈련이다.
또는 턱이나 목・어깨・허리 등 몸의 근육이나 관절이 전해주는 느낌에 집중해보는 것이다.
이것이 고유감각 훈련이다.
그리고 내부감각과 고유감각을 동시에 느껴볼 수 있는 훈련이 호흡 훈련이다.
나의 감정이나 생각의 흐름 등에 집중하는 자기참조과정 역시 나의 주의를 나의 내면으로 향하게 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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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Pérez, P et al., (2021). Conscious processing of narrative stimuli synchronizes heart rate between individuals. Cell Reports, 36(11), 109692.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
https://www.cell.com/cell-reports/pdf...
Weng, H. Y., Feldman, J. L., Leggio, L., Napadow, V., Park, J., & Price, C. J. (2021). Interventions and manipulations of interoception. Trends in neurosciences, 44(1), 52-62.
https://www.ncbi.nlm.nih.gov/pmc/arti...
Strogatz, S. H. (2012). Sync: How order emerges from chaos in the universe, nature, and daily life. Hachette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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